10년 뒤 불확실, 미국 올인 없다…기밀문서 속 각국 ‘생존외교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요 신흥국들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중립적·독자적 노선을 강화하는 흐름이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 문서로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한 기밀 문서에는 미국의 원조를 받고 '테러와의 전쟁'에도 협력한 파키스탄의 히나 라바니 카르 외무장관이 3월에 내부 문서에서 "더는 미·중 사이에서 중간에 서려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 신흥국들이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중립적·독자적 노선을 강화하는 흐름이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 문서로 더 확연하게 드러났다.
<워싱턴 포스트>는 ‘글로벌 사우스’로도 불리는 남반구 및 북반구 저위도 주요 신흥국들이 어떻게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거나 은밀히 중·러와 협력하는지가 밝혀졌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들이 심각한 도전을 만났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 기밀 문서에는 미국의 원조를 받고 ‘테러와의 전쟁’에도 협력한 파키스탄의 히나 라바니 카르 외무장관이 3월에 내부 문서에서 “더는 미·중 사이에서 중간에 서려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미국과의 파트너십은 중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주는 이익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기밀 문서에는 유엔의 러시아 비난 결의에 찬성해야 하는지를 묻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에게 보좌관이 러시아와의 무역·에너지 거래에 부정적일 수 있으니 계속 기권하자고 한 내용이 담겼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는 인도의 아지트 도발 국가안보보좌관은 2월22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자국이 의장국인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대두되지 않게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일주일 뒤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하는 것에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해 공동성명이 불발됐다.
또 미국은 자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의 군함 2척이 3월4일까지 일주일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기항한 것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보 당국은 “세계 평화 블록”을 구축하려는 루이스이나시우룰라다시우바대통령이 이를 허가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브라질 해군 쪽은 이란 군함 기항을 막아달라고 미국에 은밀히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기밀 보고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줄이고 미국·중국·유럽으로부터 무역·에너지 이익을 확대하려 한다며 “그들은 필요한 것을 가장 빨리 주는 누구와도 협력하려 하며,지금은 중국이 그 위치에 있다”고 했다.또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멕시코·브라질과의 결속 강화를 미국·중국·유럽을 상대로 한 협상력 제고수단으로 쓰려 한다는 내용도 기밀 보고서에 나온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에서 연간 10억달러(1조3410억원) 이상 군사원조를 받는 이집트가 러시아에 로켓 4만발을 주려고 계획한 것을 미국이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후 이집트가 이를 취소하고 우크라이나에 보낼 포탄을 만들기로 한 것은 미국의 압력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의 마티아스 스펙터는 “10년 뒤 누가 선두에 설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국가들은 위험을 분산하고 손실을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노동절에 건설노조 간부 분신…검찰 겨냥 ‘마지막 글’ 남겨
- 여름에 비 얼마나 오려고…5월부터 ‘엘니뇨’ 발생
- 천주교 신부들 “윤석열, 미국-일본에 살 베어 바칠 태세”
- 윤 대통령 ‘장진호 기적’ 연설, 중국은 왜 격분했나
- 밤새 조명 켜고 드론 띄우고…K드라마, 이렇게 찍어도 돼?
- “100엔당 1천원 넘어갔네”…일본 여행객 ‘사라진 엔저’ 속앓이
- 1.5t 화물에 치여 숨진 10살 아빠 “생일 선물 사놨는데…”
- 우크라 동부 주민들에 러시아 국적등록 명령…점령지 병합 가속
- [현장] 전세사기 동네는 썰렁한데 온라인엔 “당장 0원 계약”
- “당뇨약 타러 섬에서 2시간”…코로나 이후 ‘비대면 진료’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