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번째 노동절에도…‘3대 갑질’에 신음하는 직장인들

남보라 2023. 4. 3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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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5년이나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고통받았다.

①괴롭힘 ②야근 ③징계가 직장 내에서 가장 빈번한 3대 갑질로 집계된 것이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5·1 세계노동절 133주년을 앞두고 여전히 직장인들이 지옥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옥을 바꾸기 위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불법야근, 부당징계 등 노동법 위반으로 3회 이상 신고된 사업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이는 '노동법 위반 삼진 아웃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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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올해 4개월 간 제보 분석
제보 순위 ①괴롭힘 ②야근 ③징계
괴롭힘 피해자 2/3 "신고해도 보호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씨는 5년이나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으로 고통받았다. 증거를 모은 덕분에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지만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함께 해달라는 그의 요청을 거부한 동료, ‘회사를 시끄럽게 만들었다’며 뒤에서 험담을 하는 동료들은 더욱 큰 상처가 됐다. 그는 “직장 옥상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몇 번 했다"며 "직장 다니는 게 지옥”이라고 하소연했다.

B씨는 팀장의 괴롭힘을 회사에 신고한 후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 가해자와 분리해주겠다는 회사 인사과의 결정으로 B씨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지만, 회사는 1년 넘게 인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 회사의 입장은 ‘괴롭힘 조사중’. 그 사이 가해자인 팀장이 B씨에게 최하 고과를 부여해 B씨는 연봉이 동결되고 평판도 하락했다. B씨는 “제가 2차 가해에 시달리는데도 회사는 계속 모른척 하고 있다”고 말했다.

133주년 근로자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위해 1973년 제정됐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괴롭힘 등 ‘3대 갑질’로 인해 "일터가 지옥"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위의 두 사례는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에 제보된 것들로, 직장갑질119는 올해(1월1일~4월26일) 제보자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607건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 372건(61.3%)으로 가장 많았고, '노동시간(야근)·휴가', '징계·해고'가 각각 168건(27.7%)으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①괴롭힘 ②야근 ③징계가 직장 내에서 가장 빈번한 3대 갑질로 집계된 것이다.

1위인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제보 372건을 분석한 결과 '따돌림·차별·보복'(196건·52.7%)이 가장 많았고, '폭행·폭언' (159건·42.7%) '부당지시' (125건·33.6%) '모욕·명예훼손' (110건·29.6%), '업무 외 강요'(31건·8.3%)가 뒤를 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2019년7월)된 지 4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다가 괴롭힘 피해자 3명 중 2명(107명·65.6%)은 회사에 괴롭힘을 신고했지만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제76조)은 회사가 '신고 즉시 조사를 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징계하고, 비밀 누설을 금지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회사가 신고를 접수하고도 법이 정한 조사·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고율도 저조하다. 회사나 노동청에 신고한 제보자는 절반(372명 중 163명·43.8%)도 되지 않았고, 신고자 중 절반 가까이(163명 중 75명·46%)는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5·1 세계노동절 133주년을 앞두고 여전히 직장인들이 지옥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옥을 바꾸기 위해서는 직장 내 괴롭힘, 불법야근, 부당징계 등 노동법 위반으로 3회 이상 신고된 사업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이는 '노동법 위반 삼진 아웃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신고를 이유로 보복을 가한 사업장은 현행법에 맞게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은 괴롭힘 사실을 신고한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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