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완주한 79세 이방주 이사장, 매일 1.6km 뛰는 게 건강 비결
“서울에서 뉴욕까지 1만1059㎞
매일 조금씩 뛰어 완주하는 상상”
“건강은 자만할 수가 없습니다. 건강에서만큼은 늘 겸손해야 해요.”
30일 열린 2023 서울하프마라톤 10㎞ 부문 최고령 참가자인 이방주(79)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은 “주변을 보면 건강하던 분들이 갑작스레 몸이 안 좋아지는 걸 많이 봤다”면서 몇 번이나 이같이 말했다.
이방주 이사장은 한국 연극계 거목이라 불렸던 고(故) 이해랑(1916~1989) 선생 장남이다. 26세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현대자동차 사장,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을 지냈다. 지금도 제이알투자운용 회장,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발하게 현역 활동 중이다.
이 이사장은 업무 특성상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 시간이 많았다. 이대로라면 건강을 해치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꾸준히 달리겠다고 결심했다. 43세였던 1986년 여름부터 매일 아침 6시에 사는 곳 주변을 매일 1.6㎞씩 뛰었다. 출장을 가도 빠트린 적이 없다. 이 이사장은 “이런저런 잔병치레를 하고 나니 몸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뛸 생각을 했다”며 “춥든, 덥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아침마다 뛰었다. 나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켰다”고 했다.
꾸준히 뛸 수 있었던 비결은 목표 설정이다. 이 이사장은 “뜀박질로만 서울에서 출발해 뉴욕에 도착하겠다고 혼자 상상했다. 서울에서 뉴욕까지가 1만1059㎞다. 매일 1.6㎞씩 쌓아서 이 거리를 ‘완주’하겠다는 걸 목표로 뒀다”고 했다. 37년 동안 매일같이 뛴 끝에 2009년 1만1059㎞를 전부 채웠고, 지금은 서울로 돌아오고 있다. 그는 “9년 정도 뒤면 서울에 도착한다. 그때는 혼자 조촐한 잔치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건강은 하루하루 성실하게 뛴 이 이사장이 누리는 선물이다. 아침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장거리 달리기인 마라톤에도 관심이 생겼다. 현대개발산업 사장으로 있던 1999년 봄엔 사내에 마라톤부를 만들고 사원들과 함께 직접 대회에도 여러 번 나갔다. 1년에 10㎞ 마라톤을 3~4번은 꼭 달렸다. 이날 대회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하프마라톤 이후 첫 장거리 달리기였다. 그럼에도 이 이사장은 1시간24분34초 기록으로 10㎞를 가뿐하게 내달렸다.
“오늘 건강하다가도 내일 쓰러질 수 있다는 걸 주위로부터 매일 보고 있어요. 아직 달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고 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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