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마크롱 취임 후 처음

김태영 기자 2023. 4. 3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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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피치는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의회 투표까지 생략한 정부의 결정으로 전국적인 시위와 파업이 야기됐다"며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보여주는 사회·정치적 압력은 (프랑스 정부의) 재정 건전화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치의 등급 강등은 연금 개혁에 이어 재정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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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춰
프랑스 재정적자·정부부채가 요인
연금개혁발 사회혼란도 영향 미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노조원들이 29일(현지 시간) 파리 교외 스타드드프랑스 축구 경기장 앞에서 시민들에게 연금 개혁 반대 메시지를 담은 레드카드를 나눠주고 있다.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연금 개혁으로 야기된 사회적 혼란이 정부의 재정 건전화 시도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의회 투표까지 건너뛰며 연금 개혁을 강행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뼈아픈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피치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계단 낮췄다고 발표했다. ‘AA-’는 피치가 분류한 신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단계로 아일랜드·체코 등이 속해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무디스·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2017년 마크롱 대통령 취임 이후 강등한 곳은 피치가 처음이다.

피치는 강등의 주요 이유로 프랑스의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문제 등을 꼽았다. 피치가 예상한 프랑스의 올해와 내년 재정적자는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5%와 4.7%인데 이는 프랑스의 기존 등급인 AA 국가들의 재정적자 중간값(올해 2.3%, 내년 0.9%)을 크게 웃돈다. GDP 대비 일반 정부 부채 비중도 지난해 기준 111.6%로 AA 국가들 중 가장 높다. 연금 개혁에 따른 사회적 혼란도 등급 하향에 영향을 미쳤다. 피치는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의회 투표까지 생략한 정부의 결정으로 전국적인 시위와 파업이 야기됐다”며 “연금 개혁 반대 시위가 보여주는 사회·정치적 압력은 (프랑스 정부의) 재정 건전화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피치는 연금 수령 시작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높인 개혁 덕분에 프랑스 연금은 2030년 177억 유로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인플레이션과 은행 부문이 비교적 안정적인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의 등급 강등은 연금 개혁에 이어 재정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강등 결정과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전임 정부들이 공공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실패한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이 (재정 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고 평가했다. 반면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29일 “피치가 프랑스의 성장 전망과 부채 추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반발하며 “우리는 국가를 위한 구조 개혁을 계속 관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2027년까지 GDP의 3%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정부 지출을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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