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17곳 등록금 인상···올해 연간 평균 등록금 680만원
의학계열 등록금 979만원으로 최고
올해 4년제 대학 17곳이 등록금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위기에 내몰린 대학들이 수년째 유지해 온 등록금 동결 기조를 깨트리고 인상을 단행했다.
30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193개교 중 176개교(91.2%)가 올해 등록금을 동결 또는 인하했다. 나머지 17곳은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194개교 중 6개교가 등록금을 올렸던 것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교대는 전국 10개교 중 서울교대와 공주교대를 제외한 나머지 8개교가 모두 등록금을 올렸다.
그간 대학들은 등록금 인상에 걸려 있는 정부 규제 때문에 등록금을 쉽사리 올리지 못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 폭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까지다. 그러나 이 같은 인상률 내에서 등록금을 올리더라도 교육부가 등록금을 동결·인하한 대학에만 국가장학금 II 유형을 지원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최근 물가가 뛰면서 올해 대학들은 4.05%까지 인상할 수 있게 됐다. 법정 상한이 오르자 국가장학금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 대학들은 등록금을 인상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그러나 교육부는 여전히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월 취임 100일 기념으로 연 교육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에는 등록금 인상 논의를 다시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정 지원 사업과 다른 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대학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기본계획 보도자료에서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유감을 표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올해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679만5200원으로, 지난해보다 3만1800원 증가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입학금이 전면 폐지됨에 따라 입학금 실비용분이 등록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학금은 사용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 전 대학에서 폐지됐다.
계열별로는 의학계열의 등록금이 979만2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예체능(779만원), 공학(725만9400원), 자연과학(685만원), 인문사회(597만5800원) 순으로 나타났다. 4년제 사립대의 평균 등록금은 757만3700원으로, 국·공립대(420만5600원)보다 336만8100원 더 비쌌다. 사립대와 국·공립대의 등록금 격차는 지난해 332만8000원보다 약 4만원 더 커졌다.
이밖에 지난해 과목별로 B학점 이상을 받은 4년제 대학생은 77.0%로, 2021년(83.4%)보다 6.4%p 줄어들었다. 이번 학기 전임교원 담당 강의 비율은 65.4%로, 2021년(67.1%), 2022년(66.1%)보다 낮았다. 20명 이하 소규모 강좌 비율은 38.6%로, 사립대(39.2%)가 국공립대(36.7%)보다 2.5% 높았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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