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수요 위축… 정유·유화업체 2분기도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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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 전년 대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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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도 63.2% 감소
"中 소비회복 더뎌 기대 낮춰야"
정유·석유화학업체들이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 전년 대비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씩 급감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업체도 있었다. 수요 침체에 공급과잉 조짐까지 있어 2분기 역시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 중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전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에쓰오일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에 매출 9조776억원, 영업이익 515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61.3% 줄었다. 매출은 국제유가 하락이, 영업이익은 정제마진 하락이 각각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오일뱅크도 마찬가지다.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7조39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25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3.2% 감소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GS칼텍스와 SK이노베이션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가 지속되는 경기 둔화로 정제마진이 급락하며 실적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문제는 2분기다. 올해 1월에 13.5달러까지 오른 정제마진은 7달러대를 유지하다가 4월 들어 흐름이 꺾여 2달러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값으로, 보통 4∼5달러가 이익의 마지노선으로 통한다.
이미 작년에 적자 행진을 시작한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회사측은 시황부진이 지속돼 수요 침체로 스프레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화학 시황 악화로 인해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3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6.9% 급감했다. 성과급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져 1분기 만에 분기 흑자 전환을 했지만, 제품의 판가 약세 지속에 수익성 회복이 더뎠다.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큰 롯데케미칼은 이번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공급과잉을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때문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디젤 수요의 약 70%는 트럭 운송과 관련 있는데, 최근 주요 항구의 물동량 감소가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은 2025년까지 매년 1000만톤 이상의 크래커 증설이 예정되어 있고, 중국 소비자심리지수 회복이 더뎌 시황 회복 기대감은 낮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강병준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연구위원은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인해 중국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이 상승세"라며 "경쟁강도 심화 등 구조적인 변화 요인들로 중기적으로 한국 수출업종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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