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제 기능해야 커피 맛 안다…"후각 잃기 전 제때 치료해야"

비과학회, 매년 4월 28일 코의 날로 정하고 정기내원 권장
후각 이상 가져오는 부비동질환엔 심리적 고통까지 뒤따라

대한비과학회 임원진이 '코의 날'을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대한비과학회 제공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는 하루 약 1만ℓ(리터)의 공기를 정화시켜 호흡을 용이하게 하며 후각을 통해 가스 누출같은 위험상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고 면역작용이나 발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하나의 맛을 다른 맛으로부터 구별하는 것도 후각의 역할 중 하나라 커피 맛을 느끼는 흔한 일상도 코가 제 기능을 해야 가능한 영역이다. 코 기능이 저하될 경우 감수해야 할 불편함과 고통은 상당하지만 심각성을 알지 못해 치료를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대한비과학회는 매년 4월 28일 '코의 날'로 제정하고 매년 4월 마지막 주를 코 건강의 주간으로 선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코 질환 발생률이 4월 코 건강의 중요성을 짚어보고 매년 2번의 정기적인 병·의원 내원을 통해 코 건강을 평생 관리하자는 의미다.

대표적인 코 질환으로는 알레르기성 비염, 축농증으로 불리는 만성 비부비동염,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 비중격만곡증 등이 있다. 그 중 후각 이상을 가져오는 질환으로는 비부비동염같은 부비동 질환이 50%를 차지한다.

그런데 증상이 코 감기와 비슷해 치료 시기를 놓쳐 만성으로 진행된다. 만성 비부비동염 환자 10명 중 9명은 후각 소실을 경험하며 이로 인한 미각 이상이나 우울증 및 불안 등 심리적 고통까지 호소한다.

만성 비부비동염 치료는 항생제나 내시경 수술을 통해 이뤄지며, 최근 생물학적제제와 같은 최신 치료제까지 출시됐다. 수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발할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생물학적제제를 통한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김대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어떤 원인에 의해 어느정도 코 기능이 저하됐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후각 소실은 다른 코 증상보다 진단과 치료가 모두 어렵다"며 "후각 소실까지 진행되기 전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소개했다.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도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코 질환 중 하나다. 수면장애로 학교나 직장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의 효율성이 낮아진다. 심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을 겪는 성인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과 비교해 유방암 발병률이 더 높다.

학회장인 김창훈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팬데믹을 겪는 동안 코와 후각이 우리 일상과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중요한 지에 대해 깨닫는 시간을 보냈다"며 "학회는 코 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다방면으로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