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중고거래 늘어났는데”...힘 쓰지 못하는 거래 플랫폼

홍성용 기자(hsygd@mk.co.kr) 2023. 4. 3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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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지난해 영업손실 90억 늘어
전체 수익의 99%가 광고...수익성 고민
당근마켓 본사 전경. [사진 = 매경DB]
불황과 고물가에 중고거래가 지난해 대폭 늘었음에도 ,중고거래 플랫폼 3인방인 당근마켓·번개장터·중고나라 등 3사의 적자 규모는 더 확대됐다. 중고거래 시장 경쟁은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지만, 회사별로 광고 이외에 이렇다할 수익모델이 없다는 점이 수익성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당근마켓’이라는 명제를 만들어 낸 당근마켓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가입자가 32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외연 확장에 성공했다. 매출은 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3% 늘었다. 다만 영업손실은 464억원으로 적자 폭이 90억원 가량 커졌다.

개인 간 거래 비율이 압도적인데도, 거래 수수료 대신 광고에만 의존하는 등 뚜렷한 수익성 모델이 없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개인이나 소상공인이 올리는 지역광고가 전부다. 지난해 당근마켓의 영업수익 중 99%가 광고에서 발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영업비용 중 마케팅 비용인 광고 선전비도 262억여 원으로 전년 대비 40억원 가량 늘었다는 것이다. 광고에서 발생한 수익을 다시 광고로 쓰고 있는 구조다.

회사는 코로나19 이후 개인간 거래를 꾸준히 늘려왔다. 가입자가 늘어난 만큼 이를 관리할 직원들이 늘어났고, 직원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이 각각 149.2%, 155.8% 늘었다. 이 부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회사의 전체 영업비용만 1064억원이었는데, 전년 대비 74.8% 늘어난 숫자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당근마켓은 지난해 6월부터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드 프로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브랜드 프로필은 지역 광고 효과를 노리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당근마켓 채널을 통해 혜택과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똑같이 광고 사업이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사업장이 아닌 규모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인 당근페이도 500만명이 넘었다는데 무료 서비스다. 이용자를 확보했으니, 광고 이외 대목에서 어떻게 돈을 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고나라도 지난해 매출이 1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7%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95억원으로 8배 커졌다. 번개장터는 전년보다 50억원 줄여낸 영업손실 348억원을 기록했다.

중고나라는 롯데와의 시너지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2021년 롯데쇼핑은 중고나라 지분 93.9%(1000억원)을 공동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는 세븐일레븐과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인 ‘세븐픽업’도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중고나라 앱에 판매자가 물품을 올릴 때 거래를 원하는 세븐일레븐 점포를 선택한다. 판매자는 거래가 성사되면 해당 매장에 상품을 맡기고, 구매자가 알아서 찾아가는 서비스다.

번개장터는 ‘번개페이’와 ‘포장택배’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번개페이는 구매자가 결제한 금액을 번개장터가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가 상품 수령 후 구매 확정을 하면 판매자에게 금액을 정한다. 출시 5년만에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번개페이는 상품 금액 기준 3.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포장택배 서비스는 판매할 물건을 집 앞에 내놓으면 번개장터가 수거해가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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