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김민재 아니에요” 한국 이 남자에게 나폴리가 뒤집어졌다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는 지금 축제 분위기다.
나폴리의 축구 클럽 SSC나폴리가 세리에A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축구에 미친 도시로 통하는 나폴리는 1986-1987, 1989-1990시즌 딱 두 번 세리에A 정상에 올랐는데 모두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가 활약했던 시절이었다. 올 시즌 우승을 거머쥔다면 33년 만의 정상 등극이다.
나폴리(승점78)는 7경기를 남겨놓은 29일(현지 시각) 현재 2위 라치오(승점61)에 승점 17점 차로 앞서 있어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나폴리 팬들은 전설의 마라도나 이후 33년 만에 우승을 안긴 현재 팀 멤버들에게 열광하고 있다. 그 중엔 팀의 핵심 수비수인 ‘철기둥’ 김민재(27)가 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의하면, 김민재는 20경기 이상 뛴 선수 중에 리그에서 10번째로 평균 평점(7.12)이 높다.
나폴리팀에서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12골 10어시스트·평점 7.54), 빅터 오시멘(21골 4어시스트·평점 7.52) 다음이다. 올 시즌 김민재는 팀 내 둘째로 많은 30경기에 나서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나폴리의 최소 실점(21골)을 이끌고 있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인 관광객들은 나폴리에서 큰 환대를 받고 있다.
나폴리 시민들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킴! 킴!”을 외치며 반가워한다. 최근 많은 팬들이 나폴리에서 환영받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가운데 인기 축구 유튜브 채널인 ‘슛포러브’는 김민재와 닮은꼴로 유명한 K리그 심판 정동식(43)씨가 나폴리로 간 영상을 게재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민재보다 열여섯 살이 많은 정동식 심판은 2013년부터 K리그에서 휘슬을 불고 있다.
최근 김민재가 활약하면서 덩달아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번에 슛포러브와 함께 나폴리를 찾은 것이다. 올린 지 하루도 안 돼 140만 뷰를 기록한 이 영상에는 정동식 심판에게 열광하는 나폴리 팬들의 모습을 잘 담겨 있다.
정동식 심판은 나폴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사인과 촬영 요청을 쉴 새 없이 받았다. 대부분 팬은 정동식 심판을 김민재로 오인했다. 정동식 심판은 곧바로 자신은 김민재가 아니라며 바로잡아주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즐거워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하루가 지나고 그는 나폴리 시내로 나갔다. 그의 등장에 나폴리 시내는 난리가 났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앞다퉈 그에게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다. 팬미팅 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자 정동식 심판은 자신은 김민재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나폴리 팬들은 개의치 않고 어깨동무를 한 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사진을 찍었다. 결국 그는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 피자 박스에 ‘김민재 아닙니다. 닮은 사람입니다’란 글자를 써서 들고 다녔다. 그 모습에 시민들은 웃으면서도 “킴! 킴!”을 연호했다.
김민재가 들렀다는 피자집에서 식사를 한 정동식 심판은 “예상했던 것보다 시민들이 훨씬 더 좋아해 주셨다”며 “김민재 선수 덕분에 나폴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돼 김민재 선수에게 정말 고맙다”며 “김민재 선수가 아니라고 얘기했는데도 좋다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는 모습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정동식 심판은 30일 살레르리타나전이 열리는 홈 구장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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