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천식 입원율, OECD 평균 2배…치료환경 개선 시급해"

강승지 기자 2023. 4. 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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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천식, 기존 치료제로 조절 어렵고 재발과 증상 악화 잦아
국내외 주요 지침은 생물학적 제제 권하지만 비급여라 부담 커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오는 5월 2일은 세계천식기구(GINA)가 천식에 대한 인식 증진을 목적으로 만든 '세계 천식의 날'(매년 5월 첫 번째 화요일)이다.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정 유발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때 기관지의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심하게 좁아진다. 기침, 천명(숨 쉴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습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30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NHISS)를 통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천식 유병률은 2006년 1.62%에서 2015년 4.74%로 증가했다.

천식 관련 사망률도 2003년 대비 2015년에 약 2.9배 이상 증가했다.

천식의 영어명인 '아스마'(asthma)는 날카로운 호흡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aazein'에서 유래했다. 천식을 감기와 혼동하는 경우도 있는데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감기와 엄연히 다르다.

대체로 마른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호흡곤란 등이 천식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만약 숨쉬기가 힘들거나 마른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이러한 증상이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 또는 날씨 변화, 매연 등에 노출될 때 심해진다면 천식을 의심해야 한다.

치료는 약물을 기본으로 한다.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을 치료해 천식 증상이 조절되게 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와 좁아진 기도근육을 빠르게 확장시켜 증상을 개선하는 증상완화제가 있다.

다만 증상완화제는 필요할 때만 쓴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료법을 제대로 사용했음에도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 중증 천식으로 분류한다.

중증 천식 환자들은 흡입 약물을 최대한으로, 제대로 써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고 반복해서 입원한다.

어쩔 수 없이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게 되면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발생한다.

장안수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로이드제 의존성 천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천식에 비해 사망률도 더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도 "건강보험 청구 자료로 보면 천식환자 중 중증 비율은 최대 10%"라며 "이는 세계천식기구에서 제시하는 6.1% 이상의 높은 수치"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중증 천식의 외래방문 횟수는 비중증천식에 비해 약 3배, 연간 입원횟수는 약 2배에 달하며 외래 비용 또한 비중증천식의 약 3배, 환자당 약제 비용은 9~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 효과가 탁월한 생물학적 제제가 다양하게 개발돼 세계천식기구, 국내 진료 지침 등에서 중증천식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가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중증천식 환자들은 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생물학적제제는 오말리주맙, 메폴리주맙과 레슬리주맙, 벤라리주맙, 두필루맙 등이 있지만 오말리주맙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나머지 약물은 매달 1회 투약에 300만원이 넘게 든다. 중증 천식 환자 특성에 따라 약물 치료 효과가 달라 의사가 약제를 선택하고 장기간 투여해야 하지만, 꾸준히 쓸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다.

장 교수는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및 여러 유럽국가들이 다양한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에 건강보험 헤택을 제공하고 있고 한국은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급여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영구 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국내 천식 치료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 교수는 국내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이 OECD 평균보다 약 2배,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약 3~4배나 높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내 중증천식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한 만큼 환자들의 질병 부담과 생물학적 제제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고려해 조속한 급여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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