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교과서에서 ‘진화론’ 삭제…과학계 ‘사이비 과학 교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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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가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진화론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한 결정에 과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니케 슐레 인도 호미바하 과학교육센터 연구원은 "과학계의 항의가 빗발치지만, 인도 정부가 실수를 인정하고 결정을 번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진화론 교육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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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학년 교과서에서 다윈의 진화론 삭제 추진
최근 종교인 중심으로 사이비 과학 주장 꾸준히 나와
인도 정부가 학생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진화론 관련 내용을 삭제하기로 한 결정에 과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같은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 대부분은 힌두교도를 믿는 정치인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인도의 교육과정과 교과서 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교육연구훈련원(NCERT)은 ‘콘텐츠 합리화’ 프로젝트를 통해 9~10학년이 사용하는 교과서에서 다윈의 진화론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온라인 수업을 간소화하기 위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NCERT는 “현재 상황과 관련이 없는 교육 내용을 간소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과학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약 2억5600만명에 달하는 인도 학생들이 제대로 된 과학 교육을 받지 못하고, 과학적 사고 능력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미타브 조쉬 인도 자와할랄네루 첨단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등 교육을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며 “인도 정부가 사이비 과학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인도의 교육 과정에 따르면 9~10학년에서만 진화를 가르치고 있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으면 관련 교육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최근 인도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화론을 거부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고대 인도인들이 우주선을 만들었고, 줄기 세포를 연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인도 잘란다르에서 정부 주도로 열린 인도과학회의에서는 100명의 자녀를 낳은 여성에 관한 전설을 소개하며 고대 힌두 문명의 첨단 생식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는 강연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사람 대부분은 힌두교를 믿는 정치인과 연구원들로, 최근 인도를 힌두교 국가로 만든다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4000명이 넘는 과학자와 시민들이 정부의 결정을 철회하라는 서명운동에 동참했지만, 정부의 입장은 완강하다. 아니케 슐레 인도 호미바하 과학교육센터 연구원은 “과학계의 항의가 빗발치지만, 인도 정부가 실수를 인정하고 결정을 번복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진화론 교육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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