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울림 곡 맞춰 800m 워킹한 정호연...잠수교, 거대한 루이비통 런웨이로

최혜승 기자 2023. 4. 30. 14: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루이비통 프리폴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

지난 29일 오후 8시 한강 잠수교. 밴드 산울림의 ‘아니 벌써’가 울려 퍼지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정호연이 당당한 걸음으로 등장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첫 프리폴(Prefall) 패션쇼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광택이 나는 푸른색 스포츠 재킷을 입고 부츠를 착용한 정호연은 한 손에는 가방을 든 채 길이 약 800m의 잠수교를 걸었다.

지난 29일 루이비통의 2023 프리폴(Prefall) 패션쇼에서 한강 잠수교를 걷고 있는 모델 정호연. /루이비통

이날 패션쇼를 위해 잠수교는 24시간 동안 교통이 통제됐다. 모델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낙하하는 분수를 배경 삼아 화려한 워킹을 뽐냈다. 강한 돌풍이 불면서 모델들의 머리가 휘날리기도 했다. 30분간 진행된 이번 패션쇼는 유튜브 등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으며, 서울 곳곳의 대형 LED 스크린에도 영상이 송출됐다.

패션쇼 장소 만큼이나 선곡도 주목 받았다. 쇼 초반 1970년대 추억의 노래가 연이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산울림의 ‘아니벌써’가 끝나자 펄시스터즈의 ‘첫사랑’이 흘러나왔다. 강력한 밴드 음악이 이어졌고, 후반부로 갈수록 국악과 현대음악이 섞인 배경 음악이 나왔다. 다리에 국악이 울려퍼지면서 모델 최소라가 피날레를 장식했다.

루이비통이 정규 가을‧겨울 컬렉션 전에 프리폴 패션쇼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루이비통은 이번 패션쇼 개최지 선정 이유에 대해 “한강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서울의 정서가 담긴 곳”이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29일 서울 잠수교에서 루이비통 프리폴 패션쇼가 열리고 있다./뉴시스

루이비통이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여는 첫 패션쇼이기도 하다. 루이비통은 2019년 10월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2020 크루즈 컬렉션 스핀오프 쇼’를 개최했다. 그러나 스핀오프쇼는 해외에서 앞서 진행한 패션쇼를 재현한 것이었다.

이번 쇼는 2023~2024년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해외 관광객과 서울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두의 문화 행사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1600명 정도 초청받았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니콜라 제스키에르 루이비통 여성복 디렉터 등을 포함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백화점 대표 4명이 모두 참석했다.

루이비통의 앰배서더 뉴진스 혜인과 배우 배두나, 고현정, 방송인 김나영,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 등 유명인사들도 얼굴을 비쳤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쇼 콘셉트 디자인에 참여해 이름을 올렸다.

29일 한강 잠수교에서 열린 루이비통 패션쇼/루이비통

패션쇼가 끝난 뒤엔 한강 세빛섬에서 패션쇼 참석자들과 내빈들을 초청한 ‘애프터파티’가 진행됐다. 피에트로 베카리 루이비통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허브인 서울에서 루이비통의 첫 프리폴 패션쇼를 함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루이비통 패션쇼가 진행된 한강 잠수교./ 루이비통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