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대통령실 전화’ 논란 지속…與 ‘고발’ 조치할까
국민의힘 “사실무근” 홍준표 “전광훈 못 끊으면 당도 아냐” 재차 비판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잇단 정치 개입으로 여권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엔 대통령실로부터 "민노총 세력을 막아 달라"는 부탁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 지도부가 전 목사를 향해 고발 등의 특단의 조치를 내려 좀 더 확실한 '손절'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 목사는 지난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는 5월1일 노동절에 열리는 민주노총 주회 '5‧1 총궐기'에 맞서 "선제적으로 4월9일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 일찍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대통령실에서) '대통령께서 미국을 가십니다. 반드시 저 민주노총 세력을 막아주십시오. 노동절날 (민주노총의) 반국가 행위를 목사님 외에 막을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제가 걱정하지 마시고 미국 잘 다녀오라고 말씀드렸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전 목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민주주의 훼손과 국정농단에 다름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서도 28일 논평을 통해 "전 목사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주장이며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언제부터 민주당이 그렇게 전 목사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만큼 열성 팬이었나"며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고 반격했다.
하지만 앞서 전 목사와 충돌을 빚던 중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이 전 목사에 대해 소극적 대처로 일관한다며 또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SNS를 통해 "(전 목사와의 관계를) 단절하라고 그렇게 말해도 주저주저하더니 급기야 (전 목사가) 대통령실도 물고 들어갔다"며 "더 이상 미적거리지 말고 그 목사의 뜻을 우리 당에서 구현하겠다고 한 연결고리부터 끊어라. 그것도 못하면 당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나님도 잘못하면 나한테 맞는다' 이런 소리나 지껄이는 사람이 목사냐"며 "아무나 보고 욕설이나 내뱉고 장위동 서민 재개발도 못하게 하고, 이젠 우리 당도 장악하려 한다"고 전 목사를 직격했다.
정부‧여당에 영향력을 과시하는 전 목사의 발언 수위는 날로 강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전 목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민 당원가입 운동'을 주장하며 "신당창당을 보류하고 국민의힘의 버르장머리를 반드시 고쳐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그 입을 당장 닫아주셨으면 좋겠다"며 경고했지만, 그 이상의 물리적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국민의힘 내에선 일일이 직접 대응하며 전 목사를 구태여 띄워줄 필요 없을 뿐더러 전 목사가 당원도 아닌 만큼 그를 막아설 뚜렷한 방도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이어진 전 목사의 도발에 당 지도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전 목사에게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마침 김 대표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일각에선 이 점 때문에 김 대표가 그간 전 목사와의 관계 단절을 주저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전 목사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고 급기야 당을 넘어 대통령실까지 언급하고 나서면서 여권에서도 더 미룰 것 없이 전 목사를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과 여당이 '가짜뉴스 철폐'를 강조해온 만큼, 전 목사의 이번 주장이 '가짜뉴스'라면 마땅히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 목사의 발언이 공개된 후 이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과 여당에 거듭 정치적 부담을 주고 있는 전 목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 여부와 수위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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