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없는 늙은이” “못난 인간”...韓美 수장에 막말 쏟아낸 김여정

바이든 “정권종말” 언급에 “늙은이 망언”
尹대통령에는 “그 못난 인간” 원색 비난
한미에 정세책임 전가하며 도발 명분쌓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매경DB]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에 발끈하며 원색적 표현을 동원해 한미 정상을 맹비난했다.

지난 29일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입장에서 워싱턴 선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행동의지가 반영된 극악한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의 집약화된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설치와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확대 방침을 거론하며 “우리(북한)로 하여금 보다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반도 정세 불안의 책임을 한미에 떠넘기며 맞불성 추가도발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정권 종말’을 언급하며 대북 경고를 보낸 것에 대해서는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폄훼했다. 또 윤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으로부터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받고도 감지덕지해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조선(한국)의 망상은 앞으로 더욱 강력한 힘의 실체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북한)는 핵전쟁 억제력 제고와 특히는 억제력의 제2의 임무에 더욱 완벽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상의 경고에 아랑곳없이 선제 핵타격 능력을 발전시키겠다는 이야기다.

그는 “적(한미)들이 핵전쟁연습에 광분할수록,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에 더 많은 핵전략자산들을 전개할수록 우리의 자위권 행사도 그에 정비례하여 증대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김 부부장 입장 발표 다음 날인 30일에도 관영매체에 논평을 게재해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거듭 헐뜯었다.

北, 정찰위성·ICBM 발사 ‘마이웨이’ 갈듯
통일부 “北, 적반하장…초초·좌절감 반영”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부부장이 윤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끝나기도 전에 반발성 입장을 내놓은 점에 주목했다. 홍 실장은 “(북한의) 이런 신속한 반응은 모종의 준비된 대응이 조만간 빠르게 나올 것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측이 한미정상회담 대응 차원에서 이미 예고했던 정찰위성 발사 시점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 실장은 북한이 미국의 전략핵추진잠수함(SSBN)을 비롯한 전략자산 전개 계획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발사와 잠수함발사탄도·순항미사일(SLBM·SLCM) 훈련, 7차 핵실험 등을 순차적으로 강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통일부는 “(김 부부장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적반하장 격으로 억지주장을 했다”고 규탄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워싱턴 선언이 발표되자마자 허둥지둥 억지주장을 들고 나온 것은 한미동맹의 핵 억제력이 획기적으로 강화되는 데 대한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잘못된 길을 간다면 (한미의) 더욱 강력하고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주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