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화랑 페레스프로젝트 대표 “한국은 미술이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곳…시장에 대해 확신한다”[인터뷰]

2023. 4. 3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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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과 이탈리아 밀라노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페레스프로젝트가 한국 분점을 낸 지 1년 만에 삼청동에 신관을 오픈했다.

처음 진출할 때는 갤러리를 신라호텔 내에 유치시켰지만, 역사적·문화적·예술적 맥락이 살아있는 공간에 갤러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 삼청동 유명 돈카스 식당인 '긴자바이린' 건물이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 확장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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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페레스 페레스 프로젝트 대표 [이한빛 기자]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이 갤러리를 역사를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 아티스트가 인간 역사의 조력자라면, 아트 딜러는 이것을 가능케 하는 사람들이다”

독일 베를린과 이탈리아 밀라노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페레스프로젝트가 한국 분점을 낸 지 1년 만에 삼청동에 신관을 오픈했다. 처음 진출할 때는 갤러리를 신라호텔 내에 유치시켰지만, 역사적·문화적·예술적 맥락이 살아있는 공간에 갤러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서울 삼청동 유명 돈카스 식당인 ‘긴자바이린’ 건물이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 확장을 결정했다. 전체 4층 공간에 2개 층은 전시장으로, 나머지 2개 층은 사무실 용도다. 전시 공간만 440㎡(약 134평)에 이른다.

공격적 확장에는 ‘페사장’(페레스프로젝트 사장) 하비에르 페레스가 있었다. 최근 헤럴드경제는 남색의 수트를 깔끔하게 차려 입은 그를 만났다. 에너지가 넘치는 페레스 사장은 고궁과 미술관, 한국의 파워 갤러리들이 있는 지역에 페레스프로젝트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는 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한국 미술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데, 과감한 행보를 했다.

- 하락세인가? 잘 모르겠다. 우리는 거의 영향이 없는 것 같다. 이 지역에 갤러리를 내는 것은 내 꿈이기도 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을 방문했지만,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큰 공간을 마련했으니 그에 걸맞게 한계 없이 다양한 작가들을 보여주고 싶다. 이 공간은 답례의 의미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 미술계에서 해외 갤러리로, 한국 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기도 하다.

▶한국 미술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 완전히 확신하고 있다. 한국은 미술이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관찰한 한국인의 정신세계는 ‘이분법적 현실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존중이 있는가 하면 동시에 새로운 지식에 대한 몰입, 발전에 대한 욕구, 헌신도 있다. 지식을 좋아하고, 예술을 추앙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구체적 매출 숫자를 따지자면 한국 지점의 (매출) 규모는 적겠지만, 한국에서 소개한 작가가 꼭 한국에서 팔리지 않더라도 문제는 되지 않는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으니까. 최고의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다. 그것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씨씨 필립스, Blues in the Night, 2023 [페레스프로젝트 제공]
씨씨 필립스, 페레스프로젝트 2023 개인전 〈Walking the In Between〉 전시전경 [페레스프로젝트 제공]

▶도나 후앙카, 리처드 캐네디 같은 젊은 작가들을 일찌감치 발굴해 스타로 키워내는 갤러리로 유명하다. 작가선정의 기준이 있는지.

- 나는 굉장한 이야기꾼이고, 또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는 사람에 늘 매료되고, 그러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그래서 기준은 두 가지다. 굉장히 흥미롭거나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본인 만의 표현 방식이 있느냐다.

지금 확장 개관전으로 전시 중인 씨씨 필립스는 인종·성적 소수자로서 자신이 바라보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많은 미학사적 레퍼런스를 참고하기에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 계속해서 공부하듯 봐야 한다.

▶페레스 전속 작가 중엔 정치·사회적 현상에 관심이 큰 작가들도 꽤 많다.

- 나는 쿠바에서 태어났고, 이후 미국으로 가족 모두가 망명했다. 어머니는 활동가였고, 나는 성소수자다. 미술을 매개로 전 세계를 연결시키는 일을 20년째 하고 있다. 미술은 사회를 바꿔나가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페레스프로젝트 신관 개관 기념전 〈The New, New〉 전시전경. 안톤 무나르, 라파 실바레스, 오스틴 리, 조지 루이 등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들의 신작을 선별했다. [페레스프로젝트 제공]

▶딜러이지만 동시에 컬렉터라고도 알고 있다. 가장 최근에 수집한 작가는.

-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처음 갤러리를 시작했을때, 할머니는 내가 그림을 사려고 이걸 하시는 줄 알았다. 나는 정말 작품을 좋아한다. 너무 아까워서 그 누구에게도 팔고 싶지 않을 때도 가끔 있다. 전부 내가 다 가지고 싶어서. (하하)

우리 갤러리의 전시가 힌트다. 씨씨 필립스, 안톤 무나, 파울로 살바도르, 도나후앙카 등을 샀다. 물론 다른 갤러리에서하는 컬렉션을 사기도 하는데 네일 비디, 알리자 더글라스, 세르 세르파스, 아티에나 R. 킬파 등을 구매했다. 모두 지난 2주 간 컬렉션한 작가들이다.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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