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맞았지만…교육계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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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해 그들에게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어린이 해방선언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든 지 1년 뒤인 1923년 5월1일 조선소년운동협회가 주창했다.
협회는 어린이를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 인격체로 존중해 과거의 윤리적·경제적 압박 등에서 해방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선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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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관련 기념 사업·수업 진행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해 그들에게 대한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게 하라."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해 만 14세 이하의 그들에게 대한 무산 또는 유상의 노동을 폐하게 하라."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한 각양의 가정 또는 사회적 시설을 행하게 하라."
'어린이 해방선언(소년운동 선언)'에서 '소년 운동의 기초 조건'으로 내세운 3가지다.
올해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어린이날 101주년을 맞아 어린이 권리 존중을 되새기기 위한 교육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와 동시에 어린이 해방이 요원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어린이 해방선언은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날을 만든 지 1년 뒤인 1923년 5월1일 조선소년운동협회가 주창했다. 협회는 방정환 선생과 천도교·기독교·불교 등 여러 소년단체가 연합해 만든 단체다.
협회는 어린이를 어른과 똑같은 권리를 가진 인격체로 존중해 과거의 윤리적·경제적 압박 등에서 해방해야 한다며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선언을 내놨다. 1924년 국제연맹이 어린이 권리선언을 채택한 것보다도 한해 앞섰다.
내용도 국제연맹의 선언과 사뭇 다르다. 국제연맹의 어린이 권리선언이 '보호'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린이 해방선언은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린이 해방선언 이후에도 지난 100년간 아동·청소년과 관련한 권리선언은 1957년 대한민국 어린이헌장, 1999년 새천년 어린이선언, 2015년 어린이 놀이헌장 등 10여 차례나 이어졌다.
그만큼 보완할 사항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천경호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인격적 예우는커녕 학대를 일삼는 보호자, 체벌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보호자가 상당하다"며 "어린이를 위한 사회를 만드는 게 방정환 선생의 꿈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계는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어린이날 101주년을 맞아 기념행사와 어린이 존중 문화 조성 수업 등을 마련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시·도교육청·교원양성대·교원단체·어린이문화예술단체 등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행동을 선언했다.
이들은 "최근 어두운 교육 현실을 보면서 아직도 실현되지 못한 어린이 해방을 올바로 실현해야 한다"며 "공동행동으로 뜻을 모으고 책임감을 갖고 같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린이를 온전한 인격체로 인정·존중하기 △학대·폭행을 당하는 어린이가 없도록 노력하기 △경쟁 중심 교육체제서 벗어날 수 있도록 올바른 교육제도 만들기 △평화롭고 깨끗한 지구환경 만들기 등을 호소했다.
각종 단체와 시·도교육청도 기념사업·행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어린이 존중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내달 1일에는 어린이해방선언 100주년 기념사업회 주최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 행사가 열린다. 거리 행진과 함께 1923년·2023년 어린이해방선언문 낭독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세종·경남교육청 등은 관내 초등학교에 '어린이 해방선언의 의의', '어린이 권리 존중'과 관련한 읽기·수업용 자료를 배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원단체도 어린이 선언 만들기, 그림으로 그리는 어린이 해방선언문 등 수업을 진행한다. 어린이 대상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사단법인 방정환연구소는 기념사업으로 오는 11월9~12일 2023 세계방정환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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