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워싱턴 선언, 美로선 최선의 조치…韓은 부족할 것" [특파원+]

박영준 2023. 4. 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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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두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나 경제안보 문제 등에서 향후 한·미 간 협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의 경우에는 미국으로서는 최선의 노력이지만, 북한의 고조되는 위협에 한국의 우려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미 워싱턴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 수미 테리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4월29일(현지시간) 본지 인터뷰에서 한·미의 워싱턴 선언에 대해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거나 한국의 자체 핵무기 개발을 허용하는 위험 없이 한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테리 국장은 “현재로써 워싱턴 선언은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최선이며 합리적인 타협안”이라고도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테리 국장은 “북한의 위협이 계속해서 진화하고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합의가 한국인들의 우려를 완화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7차 핵실험을 포함한 북한의 향후 도발은 워싱턴 선언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의 전술핵무기 한국 배치 또는 '핵 공유' 합의와 같은 조치에 대한 한국의 요구를 여전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리 국장은 “워싱턴 선언은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헌신을 강조하며,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2만8500명의 미군이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이라며 “북한의 적대 행위가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은 최소한 미국의 개입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철조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향후 의견 조율 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미연 미 존스홉킨스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국학 소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결론을 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미연, 수미 테리, 앤드루 여. (왼쪽부터)
오 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가장 중요한 성과로 내세우고 있고,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중에 재선을 발표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해법을 성명에 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성명에 담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 조성’ 등의 표현에서 한·미의 공감대를 함축적으로 담았다고 보고 향후 수출 통제 및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조건 등에 대한 긴밀한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IRA와 반도체법이 기업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하여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소장은 특히 윤석열정부가 대중국 관계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소장은 “윤석열정부가 이번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사실상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면서 “워싱턴 선언이나 한·미·일 협력 강화, 대만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힌 점은 중국 입장에서는 모두 불편한 대목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한·미동맹을 최우선으로 두되, 중국과의 전략적 관계도 한국의 국익에 중요한 만큼 이번 국빈 방문에서의 메시지가 한국을 위한 것이지 중국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에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 중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 뒤), 미국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장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테리 국장은 “전반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 임기 중 두 번째 국빈 방문이었다. 첫 번째 방문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국이자 프랑스 혁명기부터 이어져 온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었다”면서 “워싱턴 선언에 더해 이번 정상회담은 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결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앤드루 여 한국 석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한·미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고 지역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대를 강조했고, 특히 대만 해협의 평화와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수호 공약을 재확인했다”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윤 대통령의 역할과 기여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여 석좌는 이어 “미국은 윤 대통령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며 한·미 간 군사적, 경제적, 인적 유대의 강점을 강조했다”면서 “양국은 광범위한 이슈를 다루었으며 양국 동맹의 철통 같은 성격을 강화하는데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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