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선언’이 불편한 북‧중‧러…“대가 치를 것” “실속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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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 양국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중‧러가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新)냉전 구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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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도 “韓 잘못된 길로” “국제 질서 불안정” 혹평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북핵 위협에 맞서 한‧미 양국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중‧러가 잇달아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한‧미‧일 대 북‧중‧러 간 신(新)냉전 구도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30일 북한은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며 '군사적 억제력' 강화를 다짐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한‧미가) '확장억제력제공'과 '동맹강화'의 명목 밑에 반공화국 핵전쟁 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여 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괴뢰들의 적대적 흉심을 재확인할 수 있게 한 미국 행각은 우리가 더욱 강해지고 더욱 철저히 준비되기 위해 조금도 단 한 순간도 주저하거나 멈추어서지 말아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또 윤 대통령를 향해서도 "상전과 주구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우리 국가를 절멸시킬 흉계를 꾸민 윤석열 괴뢰역도의 이번 행각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도발행각, 위험천만한 핵전쟁 행각"이라고 규정했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워싱턴 선언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 부부장은 입장문을 내고 워싱턴 선언을 '침략적인 행동 의지가 반영된 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으로)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더 엄중한 위협에 노출될 것"이라며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을 제공했다"고 위협했다.
한‧미 정상을 향해서도 막말을 이어갔다. 김 부부장은 바이든 미 대통령을 향해 "미래가 없는 늙은이의 망언과 망령", 윤 대통령을 향해 "빈껍데기 선언을 배려 받고도 감지덕지해 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고 쏘아붙였다.
중국과 러시아도 워싱턴 선언에 대해 거친 반응을 보였다. 28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윤 대통령이 방미 성과로 강조하는 핵우산은 매우 허술하고 부실해 보이며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미국의 핵전력을 한반도로 끌어들이는 것은 북한에 강력한 자극을 주고 한반도의 안보 딜레마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며 "한국은 정말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에서 얻은 교훈은 심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미 핵잠수함을 상시 불러들이는 것은 늑대를 집안으로 들이는 것과 같다"며 "북한이 '힘에는 힘' 원칙에 입각해 전례 없는 대응 행동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국은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 대만, 남중국해 문제가 언급된 데 대해 주중국 한국대사관 서열 2위 외교관을 한밤중에 불러 항의하기도 했다.
러시아 외무부 역시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과 한국의 핵 합의는 본질적으로 역내 및 국제 질서를 더욱 불안정하게 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군사적 우월성 추구를 위해 세계 안정을 훼손하는 여러 군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미국과 동맹국들을 향해, 상황을 고조시키는 것을 중단하고 세계 안보를 저해하는 행위를 포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5박7일 방미를 계기로 정부가 천명해 온 가치동맹의 색채가 짙어진 가운데, 그 반작용으로 북‧중‧러와의 관계가 더욱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향후 이로 인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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