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만평 매립지에 상수도·전력 깔고 세계청소년 맞이할 준비
안전한 잼버리 '총력'…6월 중 다중인파사고·폭염대책 마련
(부안=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전북 부안의 새만금 매립지. 언뜻 보기엔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벌판이지만, 이곳은 올해 한국이 개최하는 세계 잼버리의 대회장이다.
대회장은 267만평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한다. 석 달 뒤 세계 곳곳에서 모인 4만3천여명의 청소년들이 모여 북적이면서 함께 생활할 공간이다.
지난 27일 취재진에 공개된 대회장은 전력부터 상하수도·임시하수처리장 같은 기반 시설, 화장실·샤워장 등 상부시설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K팝 공연을 위한 대집회장과 임시 병원 공사도 진행 중이다. 온라인 활동이 활발한 청소년들을 위해 와이파이 기지국도 설치된다. 기반 시설은 현재 공정률 75%로 5월 중 완공되며, 전력과 통신 시설은 6월 완공 예정이다.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 열렸던 세계잼버리는 기존의 야영시설을 활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5년 일본 야마구치, 2019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잼버리에는 약 600억원의 예산이 들었는데, 허허벌판에 '맨땅에 헤딩'인 새만금 잼버리에는 총 1천82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회장에는 청소년 2명씩이 생활할 텐트 2만2천여개와 운영요원들이 머물 텐트들이 격자모양으로 차곡차곡 들어설 예정이다. 모두 5개 허브(구역)로 나뉘는데, 4개 허브에는 청소년 8천∼1만여명씩, 나머지 한 개 허브에는 운영요원 8천명가량이 배치된다.
각 허브는 2천명 단위 서브캠프 5개로 구성되며, 서브캠프는 다시 40명짜리 유닛 50개로 이뤄진다. 한 개의 유닛은 동일한 국가 출신으로 구성되고, 성인 지도자 4명과 청소년 36명이 함께 생활한다.
기자들이 찾은 '신라 허브'에는 노란색 텐트가 'ㄷ'자 모양으로 질서정연하게 놓여있었다. 각 유닛은 원하는 대로 텐트를 배치하고 각 나라의 문화를 반영해 영지를 넘나드는 문인 '영문'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텐트 구역과 숲밧줄놀이, 전통민속놀이를 할 수 있는 영내 활동 구역이 설치된다. 잼버리에 등록한 청소년들과 운영요원들만 들어올 수 있다.
세계잼버리에 참가해 야영하려면 한국스카우트연맹 소속으로 2년 이상 활동한 이력이 있어야 하는 만큼, 당장 원한다고 잼버리에 참가할 수는 없다.
잼버리 야영에 참여할 수 없는 청소년과 가족 단위 여행객은 일일 프로그램 입장권을 구입해 영지 초입의 삼각형 모양 구역인 '델타 구역'에서 회원국 전시관, 문화체험관, 종교관을 이용할 수 있다.
안전한 잼버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다중인파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데다 수만 명이 한꺼번에 몰리는 K팝 공연 행사 등이 예정돼있기 때문에, 조직위와 관계부처는 인파사고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K팝공연과 개영식, 폐영식이 열릴 1만4천평짜리 규모 대집회장에서 텐트 구역으로 가려면 다리로 하천을 건너야 한다. 현재는 다리가 두 개밖에 없어서 인파가 몰릴 우려가 있어, 추가로 두세 군데 부교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자체의 협조를 얻어 영지 내에 경찰서와 소방서를 운영해 질서유지, 화재예방을 하고 전 구간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상황실에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가장 걱정되는 건 8월에 잦은 더위와 폭우다.
아무리 2년 넘는 스카우트 활동으로 다져진 대원들이라도, 나무 한 그루 없는 영지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부안군 내 실내체육관과 숲 등 폭염대피소 7곳이 지정됐고, 영지 내에도 7.4㎞짜리 덩굴 터널이 조성된다.
집중호우로 영지 활동이 아예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해 5만 명 이상을 수용하도록 인근 학교와 체육관 등 341곳은 실내구호소로 지정해뒀다.
대원이나 지도자들이 아플 경우를 대비해 영지 곳곳에 총 5개의 허브 클리닉을 두고, 델타 지역에 '중앙병원' 격인 잼버리 병원을 설치한다. 긴급한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협력병원인 원광대병원 응급의료진이 탑승해 닥터헬기로 긴급 이송할 예정이다.
여가부와 조직위는 다중인파관리대책, 자연재난대책, 해충방제대책을 포함한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6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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