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가네코·다쓰지 '5월 독립운동가'…대한민국 독립 헌신

박열 배우자 가네코 항일운동…변호사 다쓰지 독립 정당성 옹호

국가보훈처가 30일 일본인으로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가네코 후미코(왼쪽)와 후세 다쓰지 선생(오른쪽)을 '2023년 5월의 독립유공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 제공) 2023.4.30./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국가보훈처가 일본인으로서 대한민국 독립에 헌신한 독립유공자 가네코 후미코 선생과 후세 다쓰지 선생을 각각 '2023년 5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보훈처에 따르면 가네코 선생은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의열 활동을 한 박열의 배우자로 흑도회 기관지인 '흑도'를 창간하고 노동자 후원과 친일파를 응징하는 등 항일운동을 펼쳤다.

가네코 선생은 1923년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보호검속 명목으로 연행 및 수감됐다. 조사과정에서 박열의 폭탄구입 계획이 드러나면서 폭발물 취체법 위반으로 기소된 뒤 사형 판결을 받았다.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나 교도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유해는 박열의 고향인 경북 문경에 묻혔다.

일본 오사카 출신의 변호사인 다쓰지 선생은 1919년 2·8독립선언으로 체포된 최팔용, 백관수 등 9명이 연루된 '출판법 위반사건'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독립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관동대지진 당시 대규모 한국인 학살이 발생하자 사건을 조사해 학살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음을 밝히려 했으나, 일본 당국의 방해로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없었다. 이후 가네코 선생과 박열의 변론을 맡았고 옥사한 가네코 선생의 유해를 박열의 고향으로 운구했다.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들을 지속적으로 변호한 다쓰지 선생은 1932년 법정 모독이란 명목으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1933년에는 신문지법, 우편법 위반으로 금고 3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일제 패망 후 다시 변호사로 활동한 그는 새로운 평화헌법 보급과 재일조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투쟁에 매진하다 1953년 서거했다.

우리 정부는 선생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가네코 선생에게 2018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다쓰지 선생에게 2004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추서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