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코인 '규제 불확실성' 한목소리…기본법 '속도'[컨센서스 2023]
규제 서밋서 규제 불확실성·증권성 논란 등 언급…CFTC 위원 "대부분 상품"
(오스틴=뉴스1) 박현영 기자 = "디지털자산에 있어서 만큼은 당론을 없애고, 의회 일원들에게 이 문제가 지금 당장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유럽연합이 우리보다 앞서고 있고, 다른 나라들이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빨리 따라잡고,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 '컨센서스(Consensus) 2023'에서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 공화당 상원 의원은 디지털자산법의 빠른 처리를 촉구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법안 '미카(MICA)'를 통과시킨 것을 두고 EU가 미국보다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두 달 안에 기본법 마련"…미 '친(親) 가상자산' 의원들 뜻 모았다
루미스 의원이 참석한 세션은 컨센서스 2023의 마지막 발표 세션으로,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미 공화당 하원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두 의원은 상원과 하원, 민주당과 공화당을 넘어 디지털자산법이 초당적으로 통과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현장에서는 연이어 박수가 터져나왔다.
맥헨리 의원은 5월 안에 공청회를 열고, 향후 두 달 안에 디지털자산 감독 법안을 마련하겠다며 구체적인 시기를 제시했다.
그는 "글랜 톰슨(Glenn Thompson) 의원, 더스티 존슨(Dusty Johnson) 의원과 함께 5월 안에 합동으로 공청회를 열 것"이라며 "디지털자산 규제나 시장 구조에 대해 하원이 청문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청회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두 달 안에 법안을 마련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상원에서 시도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하원에서 제대로 시도할 것"이라며 "앞으로 두 달 간 법안을 마련해 공개하는 게 우리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루미스 의원 역시 상원보다 하원에서 더 일찍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맥헨리 의원의 계획에 힘을 더했다. 루미스 의원은 "만약 하원에서 가상자산과 관련해 먼저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원이 제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루미스 의원 역시 지난해 키어스틴 질리브랜드(Kirsten Gillibrand) 민주당 상원 의원과 함께 발의한 '책임있는 금융 혁신 법안'의 개선된 버전을 6~8주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책임있는 금융 혁신 법안'은 루미스 의원이 초당적으로 발의한 디지털자산 규제 법안으로, 지난해 말까지 통과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통과에는 실패했다. 이에 그는 해당 법안을 더 개선해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루미스 의원은 "디지털자산 법안은 2024년 선거 전에는 반드시 다뤄저야 할 초당적인 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는 2024년 11월에는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다.
◇미국도 '규제 불확실성'이 문제…'증권성' 논란도 가중
이날 컨센서스 2023에선 루미스, 맥헨리 의원의 세션을 포함해 여러 규제 관련 발표 세션이 마련됐다. 컨센서스 측은 이를 '가상자산 규제 서밋'으로 분류해 진행했다.
가상자산 규제 서밋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규제 불확실성(regulatory uncertainty)'이었다. 세계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 미국 가상자산 시장 역시 기본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25일 가상자산 관련 법안이 약 3년 만에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초대형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한 'FTX 사태'를 기점으로 규제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거래소 비트렉스를 기소함과 동시에 알고랜드(ALGO) 등 6개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하면서, 어떤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할 것인지도 이슈화됐다.
아직 기본법이 마련되지 않아 가상자산 혹은 디지털자산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행한 가상자산이 상품으로 분류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인지, 증권으로 분류돼 SEC 관할인지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날 크리스티 골드스미스 로메로(Christy Goldsmith Romero)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이 참석한 세션에서는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어떤 자산이 SEC 관할이며, 어떤 자산이 CFTC 관할인지에 관한 질문에 로메로 위원은 "거의 모든 것이 상품이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어 그는 "SEC가 증권으로 분류하면 증권에 해당하겠지만, 정확한 판단이 나오기 전에는 상품으로 봐야 한다"며 "가상자산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면, 발행한 자산이 어느 기관의 규제를 받는지 판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CFTC의 규제를 받는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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