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찢기' 인종 차별당한 중국 여성의 통쾌한 복수극 [특파원 24시]

조영빈 2023. 4. 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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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이른바 '눈 찢기' 인종 차별을 당한 20대 중국 여성의 복수극이 중국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중국 현지 매체들은 "영국 거리 한복판에서 백인 소녀에게 인종차별적 조롱을 받고 이를 응징한 청년이 중국인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샹베이는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속 이 백인 친구는 무려 두 차례나 눈을 찢었다. '눈 찢기 제스처'가 우연이 아니며 중국인을 비하할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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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거리에서 조롱당한 20대 중국인
유튜브에 동영상 업로드해 망신 주기
한 백인 소녀가 4월 초 영국 케임브리지의 한 거리에서 중국인 여행객 앞으로 다가와 자신의 두 눈을 찢고 있다. 바이두 캡처

영국에서 이른바 '눈 찢기' 인종 차별을 당한 20대 중국 여성의 복수극이 중국인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중국 현지 매체들은 "영국 거리 한복판에서 백인 소녀에게 인종차별적 조롱을 받고 이를 응징한 청년이 중국인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황은 이랬다. 여행 동영상 블로거인 23세 허샹베이는 4월 초 영국 케임브리지를 친구들과 함께 여행 중이었다. 동영상을 찍으며 거리를 걷던 중 10대 백인 소녀들이 허샹베이 무리 곁으로 다가섰다. 이 중 한 소녀는 허샹베이 앞에 얼굴을 내밀더니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꼬리를 양 옆으로 길게 찢었다. 서양인들이 동양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제스처인 '눈 찢기(Chinky eyes)'였다.


"몰랐지? 나 300만 유튜버야"

300만 구독자를 거느린 중국인 유튜버 허샹베이가 영국에서 당한 인종차별에 어떻게 복수했는지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영국 소녀들은 즐거워하며 웃으며 지나갔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었다. 허샹베이가 3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라는 것.

허샹베이가 촬영 중이었던 영상엔 소녀의 폭력적 행동이 고스란히 담겼다. 허샹베이는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 속 이 백인 친구는 무려 두 차례나 눈을 찢었다. '눈 찢기 제스처'가 우연이 아니며 중국인을 비하할 의도를 분명히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참을 수 없었던 허샹베이는 영국 소녀를 쫓았다.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는 소녀를 발견하고는 휴대폰으로 그를 찍으며 말했다. "아까 네가 우리에게 한 행동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지? 사실 나는 300만 명의 팔로어가 있는 유튜버야. 네가 한 행동을 다 찍었고, 유튜브에 올릴 거야. 네 친구와 가족, 학교 선생님들도 이 동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겠지."

잔뜩 겁을 먹은 영국 소녀는 "눈이 불편해 마사지를 했을 뿐"이라고 둘러댔지만 통하지 않았다. 작정한 허샹베이는 "너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스스로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제야 겁을 먹은 소녀는 도서관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허샹베이는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오열하는 소녀의 모습까지 유튜브에 올렸다. 중국인들은 "잘했다", "중국인을 얕보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보여줬다"며 허샹베이를 응원했다.


눈 찢은 모델 썼다가 중국서 광고 내린 디올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인 디올의 한 여성 모델이 자신의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10대 소녀의 철없는 행동에 너무 가혹하게 대응했다"는 지적도 일부 있었다. 허샹베이는 "인종차별을 묵인하는 것은 중국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눈 찢기 제스처를 철저히 응징한다. 지난달 세계적 패션 브랜드인 디올이 자신의 눈꼬리를 위로 잡아 끌어올리고 있는 아시아계 여성 모델의 모습을 담은 광고 사진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중국인들은 "노골적인 인종 차별"이라며 디올 불매 운동에 나섰고, 디올은 광고 사진을 삭제했다. 2021년에는 독일 자동차 회사인 벤츠가 '긴 눈매'를 강조한 동양인 여성을 모델로 세웠다가 중국인들의 항의를 받고 광고를 내리기도 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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