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집값 '하락론'과 '반등론', 누가 맞을까?…1차 승부는 4월 거래량에서 갈립니다.
안녕하세요, SBS 손승욱 기자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연남동 복합문화공간 연남장에서 열렸던 경제자유살롱 토크콘서트 '부동산 편'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그날 출연했던 전문가 3명의 발표를 토대로 '4말 5초 부동산 시장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정리했습니다.
이광수 연구위원... 4월 거래량, 줄어든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이 평소 SBS 경제자유살롱에 나올 때마다 가장 강조하는 건 '전셋값'입니다. 22일 토크 콘서트에서도 최근 전세가격 하락 그래프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이 위원은 "(지금은) 주택 가격에 큰 관심을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래량이 추세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가격이 오르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올해는 전세 가격이 얼마나 빠질까, 이것만 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전셋값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비싸게 계약했던 전셋값 만기가 올해 돌아오면서 전셋값 통계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소 이 위원은 전셋값이 빠른 속도로 빠지고, 그래서 전세가율이 떨어지면, 집값 상승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왔습니다.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갭투자 같은 '투자 수요'가 부동산 시장에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② 거래량... "4월에는 거래량 줄어들 겁니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 광장에서 가져온 아파트 거래량 자료입니다. 3월 거래량이 2월보다 늘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천9백 건을 넘어서면서'석 달 연속 거래량 상승'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장기 평균인 5천 건에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광수 위원은 4월 거래량 전망으로 답을 내왔습니다.
"4월 실수요가 다시 줄기 시작했습니다. 거래량 회복이 어렵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위원은 실수요와 투자수요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는 "특례 보금자리론이 나오고 금리가 좀 낮아지니까 실수요자들이 샀죠. 근데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오르면 안 삽니다. 가격이 오를 때 가격을 더 밀어 올리면서 사는 건 투자 수요예요. 그런데 투자 수요는 지금 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거래량 증가에)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평소 SBS 경제자유살롱에 나와 4~6달 정도 추세적으로 거래량이 오르면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지만, 올해 1~3월의 거래량 움직임에 대해 '아직 의미를 둘 정도의 상승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 https://premium.sbs.co.kr/board/63ec4d2a7920627d8e24a8ee ]
채상욱 애널리스트... 이제 가계가 빚을 갚는다
채상욱 애널리스트가 제공한 이 표의 가운데 평평한 구간(노란 동그라미)은, GDP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서 비슷하게 주택가격이 상승한 시기입니다. '집값 폭등' 같은 얘기가 언론에 많이 나오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반면 양쪽에 있는 네모난 빨간 구간은 국민 경제 성장보다 몇 배나 많이 집값이 올랐던 시기입니다. 이때는 '나 혼자 뒤처지는 것 아닐까?'라는 불안감 때문에 주택을 비싼 가격에 추격매수하는 일이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뭔가 이 랠리에서 나만 뒤처질 것 같은 이게 인간 본성입니다. 저렇게 내가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자산 가격이 더 빨리 올라갔을 때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가 발생합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실제로 그래프 오른쪽의 2017년부터 2021년 집값 상승기를 진단하면서, "기울기도 가파르고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벼락거지라는 용어를 썼는데, 실제로 그런 마음이 들 정도의 강력한 포모가 왔었다"라고 했습니다. '영끌' 현상도 그 가운데 하나였을 겁니다.
② 시장엔 집 살 돈이 없다... 빚 갚는 가계
그런데 지금은 저렇게 집값을 과하게 끌어올릴 돈이 없다는 것이 채상욱 애널리스트의 분석입니다.
아래 표는 가계 대출과 주택 가격의 관계입니다. 한마디로 대출(회색 막대그래프)이 늘어나면 주택가격 상승률(빨간 실선)이 올랐다는 겁니다. 그런데 가장 오른쪽 끝(노란 동그라미) 2022년 상황을 보면, 최근 20년 간 볼 수 없었던 대출 감소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채 애널리스트는 "작년 기준으로 마이너스 9조 원으로 우리나라 가계가 역사상 처음으로 돈을 더 이상 안 빌리고 빚을 갚았고. 현재 2023년에도 3월 누적 기준으로 18조 원을 순수 상환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낙폭 과대 지역에서 반등 거래가 나오면서 서울 실거래 지수가 살짝 반전했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지금 집값이 상승 반전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규정 소장... 2024년에는 바닥이 올까?
김규정 소장은 "이미 1차 하락은 마쳤다고 봐도 좋을 정도의 큰 낙폭이었다고 진단을 합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짧은 기간에 많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하락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1차 하락'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김 소장이 그렇게 판단하는 건, 시장을 다시 밀어 올릴 '에너지'가 지금 이 시장에는 없다는 겁니다.
"충분히 다 떨어진 건가. 이제 올라갈 모멘텀이 있는가, 이런 거에 대한 고민이실 텐데 그 부분에서는 (밀어 올릴 에너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단 집값이 소득 대비해 여전히 비싼 점(PIR, Price to Income Ratio,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구매력을 갖춘 수요의 부족, 미분양 상황 악화와 부동산 PF 문제 발생 등 주요 악재 우려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특히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가격 횡보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른바 'L자형 바닥'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김규정 소장의 현재 시장분석은 이렇습니다.
"일단 기저 반등이 있을 수 있으나 추세적인 반등에 들어간 상황은 아니고 아직 하락 구간이 좀 남아 있다고 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손승욱 기자s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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