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추천! 어린이날 등 가정의 달엔 무슨 책 읽을까?
[ 김경림 기자 ]
어린이날 등 가정의 달을 앞두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유아,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을 위해 연령별 도서를 추천한다.
<유아를 위한>
이 선을 넘지 말아 줄래?
백혜영 지음 / 한울림어린이 : 한울림 / 추천사서 : 전지혜
어느 날 분홍 새는 오동통한 지렁이 한 마리를 발견하고, 맛있는 건 친구 민트색 새와 나눠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분홍 새의 들뜬 마음에도 불구하고 민트 새의 반응은 좋지 않다. 아마 독자들도 거절의 이유를 민트 새가 직접 말해줄 때까지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렁이를 싫어하는 새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은 관계의 ‘선’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분홍 새와 민트 새의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다름을 알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다른 친구의 선을 넘은 적은 없는지, 누군가가 자신의 기준을 내세워 나를 힘들게 한 적은 없는지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또한 어른들이 자신의 기준을 상식처럼 여기며 어린이들의 선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너희가 똥을 알아?
글·그림 이혜인 / 웅진주니어 : 웅진씽크빅 / 추천사서 : 이주영
똥의, 똥에 의한, 똥을 위한 책이 등장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타닥타닥 키보드를 두드리며 일하던 주인공 똥은 퇴근 시간이 되자 집으로 돌아간다. 편안한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똥, 가족들과 저녁을 먹는 똥, 그리고 목욕하는 똥까지, 책 속에는 마치 사람 같이 움직이는 똥으로 가득하다. 똥은 자기가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 나가고, 우리 몸을 조종하기도 한다는 정반대의 엉뚱한 설정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 속에는 똥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몸 밖으로 나가 하수구에 간 후까지 똥의 일대기가 엉뚱하지만 재미있는 삽화와 재치 있는 대사로 그려져 있다. 똥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폭발하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배변 현상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일상생활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 다같이 똥의 세계로 함께 빠져보자!
<초등 저학년을 위한>
할머니의 이불장
글·그림 양선하 / 키다리 / 추천사서 : 손다운
표지를 가득 채운 자개장 속 금방이라도 와르르 쏟아질 것만 같은 이불 더미에서 오빠는 신나게 미끄럼을 타고, 동생은 숨바꼭질하고 있다. 커다란 장미 무늬 담요, 형형색색의 색동 솜이불, 전통 문양으로 가득한 비단 이불, 아이들의 눈엔 낯설고 신기하기만 하다. 이불 하나에 아이들의 상상력을 불어넣으니 두툼한 목화솜 이불은 바다코끼리가 되고, 모시 이불로 물고기를 낚아 올리기도 한다. 남매의 이불 장난에도 나무람 대신 이참에 이불 볕 바라기 하자며 아이들의 놀이를 격려해주는 장면에서는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가 이불을 갖고 노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냈다. 부드럽거나 바스락거리는 이불의 촉감이 느껴지면서 눈과 귀가 모두 즐겁다. 이번엔 우리 집 곳곳에 있는 새로운 놀잇감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내 마음을 알아주세요 내 마음을 안아주세요 : 힘든 열 살을 위한 마음책
박진영 글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추천사서 : 황인혜
속상하고 힘들 때, 또는 화가 날 때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어떨까? 이 책은 어린이가 경험할 수 있는 슬픔, 후회, 질투 등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어린이들이 겪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힘든 감정을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자”, “나만의 매력을 찾아보세요”, “노력하는 것 자체로 대단해요.” 등의 다정한 말로 위로해준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감정의 내용이 상세하고 구체적이며,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어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새 학기 적응이 힘들고 가족, 친구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는 어린이나 이러한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부모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초등 고학년을 위한>
더러워 : 냄새나는 세계사
모니카 우트닉-스트루가와 글, 피오트르 소하 그림, 김영화 옮김 /풀빛 /추천사서 : 우종헌
고대 그리스 로마부터 현재까지 위생의 역사를 모두 담아낸 그림책으로 과거부터 청결과 위생의 개념이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 재미있게 적고 있다. 목욕을 오락으로 여기며 사회생활 대부분이 대중목욕탕에서 이루어질 정도로 목욕탕이 많았던 그리스 시기부터 천연두가 유럽을 덮치자 목욕이 면역력을 떨어뜨려 병에 걸린다고 생각했던 시절까지, 그래서 목욕을 꺼리는 문화가 생겨났던 유럽인의 위생관념을 소개하며 위생의 역사를 보여준다.
또한 우리가 배운 역사는 사건이나 인물 위주로 언급되나 이 책은 어떤 원인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원인을 위생과 청결의 역사로 소개한다. 군 병원의 위생 상태를 개선해 사망률을 현저히 떨어트린 나이팅게일, 씻지 않아 발생하는 악취를 가리기 위해 발명된 향수, 더러운 오물을 피하려고 만들어진 신발인 하이힐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더러운 것을 신선하고 정성을 다한 일러스트로 더럽지 않게 자세하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역사를 재미있게 읽어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 : 어린이의 어휘력을 키워 주는 동화
전병규 글, 이예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한경BP / 추천사서 : 박효진
요즘 들어 부쩍 ‘문해력’이 논란되고 있다. 동음이의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되는 경우나, 소셜미디어의 고의적인 가짜 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 등은 문해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특히 요즘 어린이들은 문자보다는 이미지나 영상에 더욱 친숙하기 때문에 문해력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해력 학습서도 많이 출간되고 글쓰기 등 문해력 관련 사교육도 성행한다.
이 책은 다른 문제풀이식 문해력 향상 도서와는 달리 초등학교 교사가 직접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겪은 다양한 문해력 사례들을 동화 형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왜 글을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말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5학년 2반 아이들의 고민과 경험을 통해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제시해 준다. 교과서가 어려워 수업 시간에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나 책이 잘 읽히지 않아 고민인 어린이가 있다면, 5학년 2반 친구들과 함께하는 콩나물 북클럽을 추천한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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