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은 빼앗으러 온 적이 아냐···모든 사람들이 친구 되어주길"

박민주 기자 2023. 4. 3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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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전주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로 한국을 찾은 장 피에르(72)·뤽(69) 다르덴 형제 감독은 개막작인 '토리와 로키타'를 보고 "관객들이 이들과 친구가 되는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외국에서 오는 난민들은 적이나 무엇인가를 뺏으려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 상황이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있고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난민들에게 나쁜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뤽 다르덴 감독은 "이민자 아이들은 약하기 때문에 매춘에 빠지거나 마약 조직원이 된다. 죽거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무도 아이들을 찾지 않는다"면서 "이민자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 토리와 로키타가 서로를 끝까지 지켜내는 숭고한 우정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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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덴 형제 감독, 전주국제영화제로 첫 내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이민자 다뤄
"서로 지키는 숭고한 우정 담으려해"
좋아하는 韓감독으로 이창동 꼽아
"현실적인 도시 풍경 묘사 큰 인상"
[서울경제]
27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찾은 뤽(왼쪽)과 장 피에르 다르덴 형제 감독. 사진 제공=전주국제영화제

“이민자 문제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된 문제라고 해서 다루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럽으로 미성년 이민자가 오는 이야기는 처음인데, 아이들이 새 나라에 정착하면서 겪는 고통이 크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새로운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뤽 다르덴)

28일 전주 완산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로 한국을 찾은 장 피에르(72)·뤽(69) 다르덴 형제 감독은 개막작인 ‘토리와 로키타’를 보고 “관객들이 이들과 친구가 되는 걸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외국에서 오는 난민들은 적이나 무엇인가를 뺏으려는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실 상황이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있고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난민들에게 나쁜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7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레드카펫을 밟은 장 피에르(왼쪽)과 뤽 다르덴 형제 감독. 사진 제공=전주국제영화제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 감독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더 차일드’·‘로제타’ 등 현실 세계 속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다루는 영화를 만들어 왔다. 이들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번이나 받기도 한 거장이다. 영화 ‘토리와 로키타’를 통해서는 칸 영화제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했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우리는 서로 이견이 없다.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 같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는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을 찾은 다르덴 형제 감독은 한국에 대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뤽 다르덴 감독은 “한국 감독 중에서 이창동 감독을 좋아한다. 인물을 그려낼 때나 한국의 도시 풍경을 묘사할 때 현실적으로 보여줘 큰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 스틸컷. 사진 제공=전주국제영화제. ⓒChristine Plenus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를 떠나 벨기에로 넘어온 소년 ‘토리’와 소녀 ‘로키타’가 유일한 친구가 되어 최소한의 보호도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다. 영화 속에서 체류증을 얻지 못한 ‘로키타’는 가사 도우미를 꿈꾸지만 마약을 판매하며 불법적인 일에 휘말린다. 뤽 다르덴 감독은 “이민자 아이들은 약하기 때문에 매춘에 빠지거나 마약 조직원이 된다. 죽거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무도 아이들을 찾지 않는다”면서 “이민자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 토리와 로키타가 서로를 끝까지 지켜내는 숭고한 우정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외 계층을 다루는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그들의 존재감을 영화를 통해 나타내고 싶은 것 같다”면서 “‘토리와 로키타’도 관객들에게 실제 아이들이 난관을 헤쳐가는 느낌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 년간 몸담은 영화를 향한 경의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라는 예술이 100년 동안 이어지면서 다양한 소재로 탄생하고 있습니다. 어떤 도시에서든 극장에는 관객들이 와서 티켓을 사고 영화를 보게 됩니다. 팬데믹 이후 영화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다양성을 포용하는 게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 피에르 다르덴)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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