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신동' 한재민 "재능 있어 음악 하지만 천재는 아니에요"
이강은 2023. 4.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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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있으니까 음악을 하는 거지만 천재는 아니에요."
'신동', '최연소', '영재'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첼리스트 한재민(17)은 이런 수식어에 부담을 갖거나 의식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재민은 "첼로는 음악에 대한 나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입과 같다"며 "정말 순수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연주자, (경력 등 외적인 것을 신경쓰기보다) 내면이 단단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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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이 있으니까 음악을 하는 거지만 천재는 아니에요.”
‘신동’, ‘최연소’, ‘영재’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첼리스트 한재민(17)은 이런 수식어에 부담을 갖거나 의식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섯 살에 첼로를 시작해 여덟 살에 원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 무대로 데뷔한 그는 202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연소 예술 영재 입학, 2021년 루마니아 제오르제 에네스쿠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 지난해 윤이상 국제콩쿠르 우승으로 국내외 클래식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5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소속된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KD슈미트와 전속계약도 맺었다.
최근 서울 서초구 공연기획사 빈체로 사무실에서 만난 한재민은 “천재였다면 두 세 시간만 연습하고 좋은 연주를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연습도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연습은 보통 매일 오후 2∼3시쯤 시작해 9∼10시쯤 마치지만 더 파고 들어가야 할 곡의 경우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한다고. 어린 나이임에도 침착하게 무대 위에서 즐기는 비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해 윤이상 콩쿠르에서도 연주 중 첼로 줄이 두 차례나 끊어졌는데 당황한 기색 없이 줄을 새로 바꾼 뒤 연주했고, 마지막에는 줄이 느슨하게 풀렸지만 깔끔하게 연주해 큰 갈채를 받았다.
한재민은 굵직한 콩쿠르 우승을 통해 주목받았지만 현재로선 더 이상 콩쿠르에 욕심이 없다고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보다 심사위원들에게 골고루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한 음악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다. 그는 5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구스타보 히메노가 지휘하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들려준다. 국내에서 해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다. “구스타브 히메노는 원래 좋아했던 지휘자여서 제안이 왔을 때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협주곡도 첼리스트라면 꼭 연주하고 싶어하는 유명한 곡입니다.”
한재민은 공연을 마친 뒤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세계적 음악원인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에서 전문 연주자 과정을 밟는다. 뛰어난 현악 연주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이 아카데미에는 현재 비올리스트 박하양,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도 재학 중이다.
한재민은 “첼로는 음악에 대한 나의 생각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입과 같다”며 “정말 순수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연주자, (경력 등 외적인 것을 신경쓰기보다) 내면이 단단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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