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 겨냥 "비싼 대가 치를 것"… 도발 카드 '만지작'

김태훈 2023. 4.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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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마무리에 맞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한·미 양국을 협박했다.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군사정찰위성 발사부터 7차 핵실험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선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윤 대통령을 '역도', 최근의 국빈 방미 일정을 '미국 행각'이라고 각각 폄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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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후 채택한 '워싱턴 선언' 맹비난
조선중앙통신 "핵전쟁 기정사실화" 왜곡
군사정찰위성 발사, 7차 핵실험 등 거론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마무리에 맞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한·미 양국을 협박했다.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군사정찰위성 발사부터 7차 핵실험까지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논평에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후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맹비난했다. 이 선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두 나라 간 핵협의그룹(NCG) 창설, 핵미사일을 실은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수시 전개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통신은 워싱턴 선언이 북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침략 기도’를 명백히 드러내며 ‘핵전쟁’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란 주장을 폈다. 먼저 “(한·미가) ‘확장억제력 제공’과 ‘동맹 강화’의 명목 밑에 반공화국 핵전쟁 책동에 계속 집요하게 매달리려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괴뢰들의 적대적 흉심을 재확인할 수 있게 한 윤석열 역도의 미국 행각은 우리가 더욱 강해지고 더욱 철저히 준비되기 위해 조금도, 단 한 순간도 주저하거나 멈추어서지 말아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을 ‘역도’, 최근의 국빈 방미 일정을 ‘미국 행각’이라고 각각 폄훼한 것이다.

특히 통신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반민족적이고 대미 굴종적인 행태는 남조선(한국)을 미국의 핵전쟁 화약고, 전초기지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조선반도(한반도)는 물론 지역의 안전과 리익(이익)까지 해치고 있다”고 말폭탄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우리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반공화국 압살에 광분하고 있는 미국과 괴뢰 패당의 위험천만한 핵전쟁 책동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으며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선 북한의 도발이 임박한 것으로 본다. 먼저 4월까지 준비를 마치겠다고 한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유력한 카드로 떠오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얼마 전 딸 김주애를 데리고 정찰위성 개발 및 발사 준비를 총괄하는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한 바 있다.

미 본토를 사정거리 안에 둔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거론된다. ICBM의 경우 지금처럼 고각으로 발사해 동해상에 착탄시키는 대신 각도를 낮춰 태평양에 떨어뜨림으로써 대미 위협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하는 것인 만큼 일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미군 SSBN의 한반도 전개가 예고된 가운데 맞불을 놓는 차원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시험발사 또한 고려해볼 수 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핵 무인 수중공격정, 이른바 ‘핵어뢰’ 역시 미군 SSBN에 대항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북한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하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7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동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진짜 핵실험을 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소형화·경량화한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 발사를 시사함으로써 한국 국민이 느끼는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두려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엔 “북한이 외부 위성 등에 포착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공사 등과 별개로 본격적인 핵실험 준비로 해석될 수 있는 활동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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