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하프마라톤] 달리기에 오락 접목하는 MZ 대학생 러너들
학업과 달리기를 병행하는 MZ 러너들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서울과기대 러닝크루 ‘STRC’ 회원 40여 명이 30일 열린 2023 서울하프마라톤(조선일보사 주최)에 참가했다. 서울과기대 학부생,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이들 MZ 러너들은 달리기에 오락을 접목한다. 뒤따라 달리기 시작한 사람이 앞선 사람을 잡는 ‘꼬리잡기’를 즐긴다. ‘400m 트랙 달리기’ 등 과제가 적힌 게임판을 만들고 주사위를 굴리는 방식도 기획 중이다. 모임장 이성혁(24·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씨를 비롯한 회원들은 어떻게 하면 달리기를 즐길 수 있을지 항상 머리를 모아 고민한다. 이씨는 “무작정 달리기보다, 이벤트가 있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오락처럼 즐기고 있는데 회원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STRC의 회원은 240여 명. 2017년 10명 남짓으로 시작한 모임이 꾸준히 성장했다. 시험, 과제 등 학업으로 바쁜 학생들이지만 매주 2회 갖는 정기 모임에 100여 명이 나오기도 한다. 코로나 기간 집합 금지로 위기가 찾아왔으나 이씨가 ‘4명끼리 달리고 온라인으로 공유하기’ 등 고육지책을 짜내며 모임을 유지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학생은 아니었던 이씨는 2019~2020년 군(軍) 복무 기간 러닝에 흥미를 느꼈다. 러닝을 즐기는 소대장이 그에게 함께 5km를 뛰자고 했다. 처음에는 억지로 뛰었지만 점점 개운해짐을 느꼈고 살도 빠졌다. 나중엔 달리기에 재미를 붙인 이씨가 “소대장님, 오늘은 안 뛰십니까?”라고 말할 정도가 됐다. 이씨가 군 복무 기간 감량한 체중은 18kg에 이른다. 이씨는 복학 후 STRC에 가입했고 2021년 9월부턴 모임장도 맡고 있다. 이젠 5km를 21분대에 달린다.
STRC 회원 대부분은 이번 서울하프마라톤 10km 부문에 참가했다. 하프 코스도 거뜬히 달리는 학생도 많지만, 신입 회원들이 무리하지 않고 달리기에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이씨는 “중간고사를 마치고 잠깐 여유가 있어 각자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모두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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