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兆 이상 외화송금 결론 늦어질 듯… 첫 제재심 금융사 소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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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6조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관련 금융사 제재에 대해 5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할 전망이다.
외화송금 거래 규모가 크고 건수가 많아 거래 한 건마다 감독 당국과 금융사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재심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안건을 상정해 논의했으나, 업체들의 소명만 이뤄진 채 심의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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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징계 수위 관심 커져
5월 제재심의위원회서 재논의
금융감독원이 16조원 규모의 이상 외화송금 관련 금융사 제재에 대해 5월 제재심의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할 전망이다. 외화송금 거래 규모가 크고 건수가 많아 거래 한 건마다 감독 당국과 금융사가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제재심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당국과 은행권이 기획재정부에 요청한 외국환거래법상 은행의 ‘입증서류 확인 의무’에 대한 유권해석이 은행에 일부 유리하게 나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창과 방패’ 싸움이 팽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0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 안건을 상정해 논의했으나, 업체들의 소명만 이뤄진 채 심의가 끝난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들의 소명 절차가 길어지면서 주요 쟁점에 대한 심의위원 간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큰 사건이다 보니 금융사별 논의할 쟁점이 있는 사안이 많아 다음 달에도 제재심을 끝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첫 제재심에서 비정상 해외 송금에 연루된 금융사들은 영업점에서 규정된 절차에 의해 외화 송금을 한 것으로 불법에 대한 인지나 개입이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처럼 제도의 기준이 잡혀 있는 경우는 자금 사용 목적 등을 소명하라고 은행이 요구할 수 있으나 해외 송금, 특히 무역 송금의 경우 신생기업이 상당 규모의 돈을 보낸다고 해도 은행에서 자금의 출처, 거래처의 상세 정보 등을 소명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라며 ”외국환관리법에 따라 위법하지 않게 송금한 부분이어서 이 부분에 대해 소명했다”라고 했다.
특히 기재부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상 은행의 ‘입증서류 확인 의무’에 대한 유권해석도 이번 제재 결정을 늦추는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과 은행권은 지난해 기재부에 외국환거래법상 은행에 부여된 ‘입증서류 확인 의무’의 범위를 확인하는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법령상 명시된 입증서류 확인 의무가 은행이 서류만을 확인하면 되는지, 혹은 실사를 통해 업체의 규모나 실제 거래 성사 여부까지 봐야하는지를 따져본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재부의 유권해석 결과 이상 외화송금에 대한 은행이 책임 소재가 있는 건수가 많이 줄어든 걸로 알고 있다”라며 “법적으로 책임 소재가 없는 부분에 대해 건마다 들여다보면서 대응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 역시 “기재부가 금감원에 먼저 유권해석 결과를 전달했다”라며 ”뭉뚱그린 해석이 나온 부분도 있는 것으로 들었고, 은행에 무작정 불리하게 해석하진 않은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재심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라며 발언을 자제했다.
제재 결정이 길어지면서 금감원의 징계 수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상 외화송금에 대한 은행의 책임을 둘러싸고 금감원과 은행권의 논쟁이 치열할수록 징계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외환 송금 규모도 워낙 컸고 중요한 사안이었던 만큼 관련 법규에 따라 책임 물을 수 있는 경우엔 고위 임원에 대해서도 엄중히 조치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은행 12곳과 NH선물 등 13개 금융사에서 122억6000만달러(약 15조9000억원) 규모의 이상 외화 송금 거래가 이뤄진 점을 포착했다. 대부분의 이상 거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은행을 거쳐 해외로 흘러 들어갔다는 점에서 국내외 가상화폐 시세 차이를 노린 차익거래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감원은 다음 달 제재심을 다시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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