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중 추락해 군 병원 수술받다 숨진 군인…대법 "보훈대상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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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수행과 무관한 사유로 다쳐 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숨진 군인을 보훈보상 대상자로 인정하면 그 범위가 과도해진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군인이 군 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는 행위를 직무수행과 관련한 준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면 보훈보상대상자의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지게 된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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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수행과 무관한 사유로 다쳐 군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가 숨진 군인을 보훈보상 대상자로 인정하면 그 범위가 과도해진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최근 군인 A 씨의 유족이 한 지역보훈지청장을 상대로 국가유공자 유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육군 하사였던 A 씨는 2003년 7월 소속 부대원들과 야유회에서 술을 마신 뒤 저녁 무렵 독신자 간부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 출입문 열쇠가 없어 12m 높이 옥상에서 4층 방으로 들어가려고 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그대로 추락한 A 씨는 두개골과 요추, 발목 등의 골절상을 입고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15일 동안 군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호전되는 듯했으나 양측 발목 골절은 수술하지 않으면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A 씨는 직접 수술에 동의한 뒤 8시간에 걸친 전신마취 수술을 받았는데 마취에서 깨어나는 도중 부정맥과 심정지 증상으로 숨졌습니다.
A 씨의 유족은 2020년 6월 국가유공자 유족 등록을 신청했으나 같은해 11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됐습니다.
보훈보상대상자 유족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유족은 행정심판도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는데 인사명령에 따라 군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행위도 내무생활의 연장으로서 직무 수행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1심은 사망이 국가수호 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을 주된 원인으로 한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습니다.
2심은 국가유공자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보훈보상대상자에는 해당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습니다.
A 씨의 사망이 보훈보상대상자법 시행령에 규정된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의 준비행위' 중 사고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비록 사고 자체가 본인 과실 탓이 크지만, 최초 검진한 대학병원에서는 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기에 수술 때문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봤습니다.
군 병원 이송이 지휘관 등의 명령이나 허가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도 고려됐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군인이 군 병원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는 행위를 직무수행과 관련한 준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면 보훈보상대상자의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지게 된다"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추락사고가 직무수행 또는 교육훈련으로 발생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하정연 기자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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