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시작한 '천원의 아침밥'…대학들 "유지도 힘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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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저렴한 아침 한 끼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확산하지만, 어렵게 아침밥 제공을 시작한 대학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정부·지자체·기업·기관 등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일반식이 아닌 원가 5천원 단가의 편의점 도시락을 학생들에게 아침밥으로 나눠주고 있는데, 외부기관 지원금 2천원·대학재정 2천원·학생 부담 1천원 등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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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전국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저렴한 아침 한 끼를 제공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확산하지만, 어렵게 아침밥 제공을 시작한 대학들은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며 정부·지자체·기업·기관 등에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오랜 기간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적 여유가 없는 대학들은 관련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거나, 외부 지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광주에서 학생들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고 있거나 제공 예정인 대학은 전남대, 광주과학기술원, 조선대, 호남대 등이다.
전남대는 201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학생들이 1천원을 내고, 학교는 대학발전기금에서 1천원을 지원해 원가 2천원짜리 아침밥을 제공했다.
2018년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 지원을 받은 이후로는 '3천원짜리 아침밥'으로 음식 질을 높였다.
현재는 전남대 본교, 화순 전남대 의대, 여수캠퍼스 등 3곳에서 일반식으로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는데, 고물가에 3천원 원가로 일반식을 제공하는 상황이 여의찮다.
대학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볼멘소리하는 외주 식당 운영 업체를 상대로 3천원에 아침 식사를 제공하도록 해마다 진땀을 흘리며 설득하고 있다.
외주업체도 직거래로 농수산물 구매 가격을 낮추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남대는 최근 월평균 370여명이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농정원 지원예산 3천500만원이 소진되면 대학 발전기금 5천만원을 추가 투입해야 음식 제공을 이어갈 수 있다.
여기에 식자재 물가가 또 오르면 현재 3천원 수준인 단가를 인상해야 하는데 고심이 깊다.
조선대는 다른 대학과 다른 방식으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일반식이 아닌 원가 5천원 단가의 편의점 도시락을 학생들에게 아침밥으로 나눠주고 있는데, 외부기관 지원금 2천원·대학재정 2천원·학생 부담 1천원 등으로 사업비를 마련한다.
학내 식당이 하루 600인분 이상 학생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아침 식사 제공이 어렵다고 난색을 보여 도시락을 택했다.
예산 확보를 위해 조선대는 남다른 선택을 했다.
농정원 1천원 지원을 포기하는 대신 지역의 다른 기관을 찾아다니며 예산 지원을 부탁했다.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전력,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이 개당 2천원의 지원금을 오는 6월 19일까지 지원하기로 해 어렵게 주 4일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다.
문제는 당장 2학기부터다. 2학기에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하려면 지원 기관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정부 지원을 신청해 받거나 대학 재정을 더 투입하거나 일일 식사 제공량을 줄여야 한다.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1천원만 받고 양질의 식사를 지속해서 제공하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남도는 목포대, 순천대, 동신대, 전남과학대, 청암대 등 도내 5개 대학에 '천원의 아침밥'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5월 추경에 3억6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대학에 1인분당 1천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해 현재 3천원 수준의 원가를 4천원으로 올려 식단 질을 개서하고 쌀 소비도 창출할 계획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30일 "학생들이 다른 대학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어렵게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시작했다"며 "시작도 힘들었지만, 장기간 사업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 헤쳐가야 할 난관이 많다"고 토로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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