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링] '살아있는 개인'의 정보만 보호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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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남긴 숙제는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복리의 균형이다.
재난 상황에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유포되면서 프라이버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는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망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는 별도 규정이 없지만 EU 회원국 개별 입법을 통해 보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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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혜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가 남긴 숙제는 개인정보 보호와 공공복리의 균형이다. 재난 상황에서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수집‧유포되면서 프라이버시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망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등 현행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 한정하고 있다. 사망자의 개인정보는 보호법 적용 범위에서 제외된 셈이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재난 상황에서 개인정보 보호의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재난으로 사망한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현행법상 보호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보주체가 사망한 경우 사망자의 개인정보 처리 문제가 남는다. 사망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유족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혹은 사망자의 개인정보를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 어느 범위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이 모호하다는 것.
이 같은 불확실성은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더 큰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되거나 남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입법조사처는 "재난 대응을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적법하게 수집됐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해당 정보가 얼마 동안 보관돼야 하는지 누가 접근 권한을 갖는지 등의 문제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인격권의 일종으로, 본인의 개인정보 공개 여부를 설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다. 사망과 함께 인격권이 소멸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최근 사망자의 인격권을 인정하는 견해도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 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2018년 5월 대법원은 사망자에 대해서도 자기결정권 등 인격적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모든 국민은 자기결정권과 사적 영역의 비밀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며 "개인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할 필요성은 사망으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당시 유기준‧김금래 의원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용자가 사망하는 경우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요청에 따라 사망자 개인정보를 상속인에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를 파기하거나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는 점이 골자다.
입법조사처는 "캐나다와 싱가포르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사망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명문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에는 별도 규정이 없지만 EU 회원국 개별 입법을 통해 보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에서는 거의 논의된 바가 없어 곧바로 규율을 도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정보의 오남용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논의를 시작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경 기자(hkmind900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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