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부터 이혼까지 관찰예능…필요 이상 자극적 연출에 눈살

오명언 2023. 4. 30. 0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첫 만남에 바로 동거를 시작했다는 두 커플.

그러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동거의 장단점을 골고루 보여주겠다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커플 사이 갈등을 부각하는 식의 자극적인 연출이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과 없는 갈등 부각도 비판
채널A '결혼 말고 동거' [채널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첫 만남에 바로 동거를 시작했다는 두 커플. 속옷 차림의 남자가 씻으러 들어간 화장실에 여자가 뒤따라 들어가고, 카메라는 화장실 문밖으로 던져진 두 남녀의 속옷을 비춘다.

현재 방송 중인 채널A '결혼 말고 동거'는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한 커플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예능이다. 그간 방송에서 대놓고 다룬 적 없었던 젊은 세대의 동거 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혼인 전 동거, 비혼, 이혼, 재혼까지. 30일 방송가에 따르면 가족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겠다는 명분으로 기획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인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결혼 말고 동거' 연출을 맡은 소수정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동거는 더는 이상하거나 낯선 게 아니라 실제 많은 커플이 선택하는 주거 형태"라며 "요즘 동거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아진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다 같이 터놓고 얘기해보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동거의 장단점을 골고루 보여주겠다는 기획 의도와는 달리 커플 사이 갈등을 부각하는 식의 자극적인 연출이 피로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널A '결혼 말고 동거' [채널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혼 위기의 부부들이 합숙을 통해 부부관계를 최종 점검하는 SBS플러스 프로그램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이하 '당결안')도 자극적인 부부 사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육아를 위해 학원을 폐업한 아내에게 "넌 바퀴벌레만도 못한 실패자"라고 폭언을 내뱉는가 하면, 성추행당한 아내에게 되레 '그것 좀 만졌다고 난리냐'며 화를 내고, 아내를 홈캠 폐쇄회로(CC)TV로 감시하는 등 기막힌 사연들이 공개돼 시청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양화 SBS플러스 제작팀장은 제작발표회에서 "당결안 1기에서는 전문가와 부부들이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2기에서는 부부들이 직접 답을 찾게 만들고 싶었다"며 "전문가분들은 사전 인터뷰 때만 모시고, 현장에는 부부들과 (연예인) MC들만 배석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C들의 공감과 부부간 도돌이표 대화는 가정 폭력에 가까운 부부 갈등을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SBS플러스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 [SBS플러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밖에도 부부 갈등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2개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각기 다른 이유로 이혼을 고민하는 네 부부의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관찰하는 티빙 리얼리티 예능 '결혼과 이혼 사이2'은 내달 17일 공개되고, 섹스리스로 사는 대한민국 부부들의 관계 회복을 돕는 리얼리티 토크쇼 '쉬는부부'도 내달 중 방송 예정이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좋게 포장해서 '사람 사는 얘기'라고 하지만, 연인과 부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19금 이야기부터 온갖 자극적인 갈등 요소를 버무린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거나 이혼 등 결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담아내려는 시도는 좋지만, 이를 핑계로 출연진 사이의 갈등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oup@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