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주,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있을까[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반면 외환시장에서는 한국 원화가 뚜렷한 약세입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 서울외환시장에서 장중 1,330원을 넘나들었고, 21일에는 종가 기준 연고점을 1,328.2원까지 높였습니다. 유로∙원 환율은 1,460원을 넘겨 9년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고, 지난 해 극심한 약세를 보인 엔화도 이제 (100엔당) 1,000원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18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내용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험한 말로 경고 발언을 쏟아내는 통에, 일각에서는 원화의 약세 배경으로 설화(舌禍)를 지목하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였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할 문제는 아닙니다.
먼저, 코스피의 반응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원화 약세는 지난 주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2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환율이 급등한 4월 19일에도 달러∙원 환율이 오르기 전에 미국 달러화가 대만 달러와 거래되는 통화쌍(currency pair)에서 먼저 올랐고 그 다음이 달러∙위안 환율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순차적 움직임에 단 몇 분이라도 시차가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국제 정세 변화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한국이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밀착했던 안미경중(安美經中), ‘전략적 모호성’을 고수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며 한국의 지정학적∙전략적 입지를 걱정하고 기민한 대응을 촉구해 왔습니다.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간 갈등에서 자유∙민주의 가치를 수호하겠다는 지도자 결의가 담긴 것일 수 있습니다. 보수 정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라면, 작금의 국제 정세에서 피해갈 수 없는 숙명입니다.
원화에서 시선을 달러화로 돌리면 달러화는 상대 통화별로 움직임이 천차만별입니다. 유로화에 대해서는 완만하게 하락하고, 엔화에 대해서는 상승했으며 위안화에 대해서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 흐름을 뒤흔들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주 28일에는 일본 중앙은행(이하, BOJ) 통화정책 회의가 있고, 다음 주 5월 2~3일에는 미국 연준의 FOMC(통화정책) 회의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총재가 바뀌어서 달라졌을까요? 적어도 부총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BOJ에서 외길만 걸어온 우치다 부총재는 최근 의회 질의 답변에서 정책 변화 가능성을 사전에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드러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 BOJ 회의도 전격적인 정책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조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면, 현재의 YCC 정책에서 지난 12월처럼 허용 범위를 넓혀 중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을 용인하거나, 금리 목표로 설정한 만기물을 현재 10년 국채에서 3년이나 5년 국채 같은 더 짧은 만기로 단축할 수도 있고 아니면 YCC 정책을 전격 폐기하고 매월 일정 규모의 국채를 사 들이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번 회의가 아니더라도 몇 달 안에 이러한 정책 변화가 단행될 가능성은 높다고 보는데, 그 결과는 엔화의 강세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본의 고착화된 저금리가 상승하게 되어 대내외 금리차 축소가 엔화 강세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입니다.
먼저, 이번 FOMC는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이번 회의가 금번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마지막 인상이 될 것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준은 사전에 정책을 결정하지 않으므로 향후 정책에 대해서는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두며 경제 지표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data-dependent’ 입장을 고수할 것입니다. 하지만,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므로 시장은 연준의 메시지가 어떻든 간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결된 것인 양,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FOMC 결과를 확인한 당일에는 달러화가 급락하는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그 이튿날에도 다시 강한 반등이 되풀이될까요? 그 부분이 미지수입니다. 이번 회의가 마지막 금리 인상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 그 이튿날의 달러화의 반등 가능성에 의문이 생깁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미국 뿐 아니라 미국 이외의 글로벌 경제 변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중국과 독일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도 감산과 재고 사이클 조정으로 향후 여건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한 만큼 원화 약세 압력도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연준의 향후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감안하면 달러∙원 환율의 고공행진도 힘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연내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연준과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지만,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냈다는 시장참가자들의 인식만으로도 의미 있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한편, 시장에 복병으로 떠오른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문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는 시장에 단골 소재가 됐지만, 2011년을 제외하면 시장에 큰 임팩트 없이 지나가곤 했습니다.
정치권 내 합의가 이뤄질지를 예측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부채 한도 문제가 원만하게 처리되지 못하면 정부 셧다운(shutdown)과 같은 일이 재현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정부의 재정지출에 제약이 생기므로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변수이기에 달러화가 상승하기보다는 달러화에 부정적인, 즉 힘이 빠질 수 있는 이벤트로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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