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승승장구”…정작 국내선 울상짓는 K치킨, 왜?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2023. 4. 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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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네네치킨 경영진은 배임 혐의
교촌은 가격, bhc는 식용유 강매
“대체재 충분하면 불매운동 가능성”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가 가격 인상과 배달비 논란, 사주들의 배임 혐의, 가맹점 상대 갑질 등으로 국내에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동남아와 미주지역 진출을 선언하는 등 연일 브랜드 이미지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정작 국내에서는 가격 인상과 배달비 논란, 사주들의 배임 혐의, 가맹점 상대 갑질 등이 논란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지탄을 받는 분위기다.

제너시스BBQ는 지난 27일 파나마의 파나마시티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중미 지역 최초의 매장을 연다고 발표했다.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무역의 중심지에서 BBQ를 널리 알리겠다는 게 브랜드의 목표다.

같은 날 BBQ는 윤홍근 회장이 라젠드라 자그델 인도과학기술혁신원 원장과 만나 인도 진출 관련 논의를 했다고도 전했다. 2003년부터 미국과 캐나다, 일본, 대만 등 57개국에 진출 중인데 인도 시장 공략까지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BBQ가 두 건의 보도자료를 낸 이날 오전 윤 회장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윤 회장은 BBQ의 지주회사 격인 제너시스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신의 회사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게 하고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한 혐의를 받는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그는 이날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변호인과 법정에 출석한 윤 회장은 변호인을 통해 오는 6월 8일로 예정된 다음 기일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BBQ보다 매장 수가 더 적음에도 준수한 해외 실적을 내고 있는 교촌치킨 역시 국내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 교촌치킨은 이달 3일부터 소비자가격을 조정했는데 동종업계의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소비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자녀 장학금 지원, 아동건강 지원사업 등을 알리는 데 열중하고 있지만, 온라인 등 일각에서는 불매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또 교촌이 국내에 처음으로 ‘배달비’ 개념을 공식화했다는 점과 지난해 불거진 급속냉동육(IQF) 논란도 종종 회자되고 있다.

치킨 3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은 연일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올해 첫 ESG 실천 방안으로 100억원 규모 가맹점 지원을 결정했다는 bhc치킨 역시 가맹점에 ‘식용유 갑질’을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는다. bhc치킨은 지난해 타사보다 최대 60% 비싼 튀김유 구매를 강제해 폭리를 취한 정황이 포착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브랜드 측은 식용유가 소비자가격보다 저렴하다고 해명했지만, 영업이익률이 27.9%로 BBQ(15.3%)나 교촌(0.6%)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가맹점에 비싸게 자재를 공급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또 최근에도 해바라기씨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이를 공급가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재차 불거진 상태다.

치킨 3사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은 연일 커지고 있다. 치킨이 아무리 ‘국민 간식’이라고는 하나,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논란까지 있어 주문이 망설여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배달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치킨 3사 중 어느 곳에도 이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마트 등에서 대체재를 충분히 제공하면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 논란이 한창 뜨거웠을 당시 홈플러스가 출시한 ‘당당치킨’은 7개월 만에 200만마리가 팔려나갔다. 점포당 하루 판매량이 최대 100여마리까지 제한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미 상당수의 소비자가 프랜차이즈 치킨을 외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3사가 아닌 치킨기업이라 해서 꼭 논란거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네네치킨의 경우 현철호 회장과 그의 동생 현광식 사장이 식자재 유통과정에 아들 명의의 ‘유령회사’를 끼워 넣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 유죄,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들의 재판은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 이유 등 법리검토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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