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다크서클’ 생겼다면? ‘이것’ 의심하세요
다크서클(Dark Circle)은 눈 밑에 거무스름하고 어둡게 보이는 변색이나 잡티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눈 밑의 피부세포가 얇아지면서 혈관과 기저 지방 도드라지게 보이는 게 주된 이유로, 노화 때문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크서클은 유전‧수면부족‧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 아이나 여성은 ‘알레르기 비염’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혈류정체로 색소 침착=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발 물질(알레르겐‧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된 후 염증반응이 이어지는 질환을 뜻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 염증부위로 피가 몰려 코 혈관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변하고, 이에 따라 눈 밑에 혈류가 정체되고 색소가 피부에 침착돼 다크서클이 생긴다.
또 청소년 때부터 알레르기 비염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코로 숨 쉬는 것이 어려워 입으로 숨 쉬는 습관이 오래되면서 얼굴형이 길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이가 눈 밑 다크서클이 심하다면 알레르기 비염이 아닐지 한 번쯤은 의심하고 알레르기 반응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이경훈 중앙대학교 의대 소아청소년과(중앙대학교병원) 교수는 “실제 소아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60~70%가 다크서클이 동반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특히 다크서클이 짙고 크기가 클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중증도가 올라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세 미만 소아청소년에서 유병률은 18%, 한 번이라도 경험하는 비율은 23% 정도로 알레르기 비염은 아주 흔한 질환”이라며 “소아보다는 청소년 연령층에서 더 많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 빠를수록 좋다=어린 아이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비염으로 코 막힘이 심하면 입으로 숨을 쉬어 아이들이 호흡기 질환에 자주 걸리고, 구강구조나 안면윤곽 발달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부정교합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조기치료 없이 비염 증상이 계속되면 산소가 뇌로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만성피로와 함께 코 점막이 붓고 코에 콧물이 가득 차게 돼 코 막힘과 두통,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경훈 교수는 “어린 아이가 알레르기 비염이면 보호자가 증상을 제대로 발견하지 못하기도 하고, 아이도 증상을 제대로 얘기하지 못해 초기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도 많다”며 “알레르기 비염이 오랫동안 방치될 경우 추후 치료 기간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외모‧성격‧학습능력에도 나쁜 영향을 끼쳐 집중력‧암기력‧기억력 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 알레르기비염 환아들에게서 학습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논문들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가 진행되면 학습수행능력이 향상도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피하는 환경요법(회피요법)과 약물요법, 면역요법이 있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지만 근본적으로 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회피요법 단일 치료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면역요법은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환자에게 소량부터 차츰 농도를 높여 투여해 환자의 면역반응을 조절함으로써 증상을 줄이거나 없애고자 하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원인이 확실한데 환경관리만으로는 효과적인 치료가 어렵고, 통상적인 약물치료로 증상조절이 충분하지 않거나 환자가 장기적인 약물치료를 원하지 않을 때 고려할 수 있다.
보통 면역요법은 1년 이상 지속해야 효과가 나타나고 보통 3~5년간 지속하지만 더 장기간 치료해야 할 때도 있다.
이경훈 교수는 “소아의 경우 만 5세 이상부터 면역치료가 가능하나 대개는 초등학교 입학하는 나이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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