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류이치 유작까지…BTS 슈가, 솔로로 증명한 가치 [N초점]

안태현 기자 2023. 4.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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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슈가/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방탄소년단 슈가가 자신의 또 다른 활동명 '어거스트 디'(Agust D)로 솔로 아티스트의 면모를 십분 발휘하고 있다. 군 입대로 인한 그룹 활동 공백기 중 다양한 개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방탄소년단 멤버들 중 다섯 번째로 솔로 활동을 나서게 된 슈가. 그는 솔로 앨범 '디데이'(D-DAY)를 통해 완벽한 홀로서기의 정석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발매된 '디데이'는 그간 슈가가 어거스트 디라는 활동명으로 내왔던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 'D-2'를 잇는 '어거스트 디 트릴로지(3부작 시리즈)'를 완성하는 앨범이다. 타이틀곡 '해금'을 비롯해 총 10곡이 담겼다.

'디데이'는 방탄소년단의 멤버가 아닌 솔로 아티스트 슈가의 음악성이 뚜렷하게 발휘된 음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솔로 믹스테이프 활동에서는 슈가 대신 어거스트 디라는 활동명을 사용해왔던 그다. 어거스트 디는 '대구에서 온 슈가'를 의미하는 이름으로, 슈가의 가장 강한 정체성을 담은 이름이기도 하다. 이번 '디데이'는 '어거스트 디 트릴로지'의 완성하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슈가의 음악적 정체성이 총 집약된 앨범이기도 하다.

이에 슈가는 타이틀곡 '해금'과 나머지 9곡의 수록곡 모두에 공을 들이며 자신이 가진 음악적 정체성을 표현해냈다. 그만큼 함께 컬래버레이션한 아티스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선공개곡 '사람'에는 아이유가 참여했으며, 3번 트랙 '허!'(HUH!)에는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힘을 실었다. 그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곡은 바로 9번 트랙 '스누즈'(Snooze)다. '스누즈'는 붐뱀 힙합 장르의 곡으로 '꿈을 위해 쪽잠을 자는 그대여 쉬어도 된다'라는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 곡이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바로 지난 3월28일 사망한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라는 점이다.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상과 그래미 어워즈를 거머 쥐었으며, 최근 세상을 떠난 일본의 세계적 거장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 '스누즈'는 그의 신선한 도전과 슈가의 위로 어린 랩핑과 어우러져 앨범 속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방탄소년단 슈가/ 사진제공=빅히트 뮤직

'디데이'의 트랙을 배치하는 데에 있어서도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는 슈가. 그는 지난 24일 소속사 빅히트 뮤직을 통해 "('디데이'를) 트랙 순으로 찬찬히 들어봐 주시면 '얘가 왜 이걸 여기에 배치했는지'에 대해 알지 않을까 (한다)"라면서 앨범의 구성 자체에도 많은 신경을 썼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앨범의) 핵심 주제는 '모든 사람들이 현재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본인 자신한테 집중했으면 좋겠다'이다"라며 "사람들의 눈치와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에 너무 많은 정보들이 들어오는 시대이다 보니 그런 것들을 덜 신경 쓰고 본인에게, 나라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이야기를 꽤나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디데이'에 고스란히 담아낸 슈가. 덕분에 '디데이'는 성적 측면에서도 좋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한터차트에 따르면 '디데이'의 초동 판매량(발매 첫 주 판매량)은 127만7218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남성 솔로 초동 기록 2위의 성적이다. 1위는 145만4223장을 기록한 방탄소년단 동료 멤버 지민의 '페이스'(FACE)다. 방탄소년단 멤버 두 명의 솔로 앨범이 역대 남성 솔로 초동 차트 1위, 2위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일본에서의 인기도 남다르다. 26일 일본 오리콘이 발표한 5월1일 자 차트에 따르면 '디데이'는 주간 다운롣 수 5468건으로 '주간 디지털 앨범 랭킹' 1위에 올랐다. 더불어서 선공개곡 '사람 Pt.2 (feat. 아이유)'로는 미국 빌보드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4위, '랩 디지털 송 세일즈' 13위, '글로벌(미국 제외)' 108위, '글로벌 200' 174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글로벌적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군 입대로 인해 그룹 활동을 중단하고 솔로 활동에 매진하면서, 그 속에서도 남다른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방탄소년단. 그간 제이홉, 진, RM, 지민이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담아냈던 앨범들로 호평을 받은 것에 이어 슈가 또한 솔로 앨범으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내면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게 됐다.

방탄소년단 슈가와 어거스트 디를 오가며 활약 중인 그는 지난 27일(현지시간 26일)부터 미국에서 열린 콘서트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일본, 태국, 싱가포르, 서울에 이르기까지 9개 도시를 돌며 두 달 동안 투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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