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240여종 포유류 유전체로 본 진화의 비밀

박정연 기자 2023. 4.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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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다양한 포유류의 모습을 담았다.

 27일(현지시간) 발간된 사이언스 최신호에는 240여종의 포유류의 유전자를 분석한 국제협력프로젝트 '주노미아'의 연구 결과를 담은 11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의 저서 '주노미아'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포유류 동물의 유전자를 분석해 개별 종의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는 게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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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제공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주 표지로 다양한 포유류의 모습을 담았다. 왼쪽 위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포유류 '포사', 호프만두발가락 나무늘보, 천산갑, 텐렉고슴도치 그리고 여우원숭이의 한 종류인 '아이아이'의 모습이다. 일부는 판타지 영화에 등장할 것만 같은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포유류는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 종이지만 이들의 많은 유전적 비밀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포유류의 유전적 변화를 연구하는 것은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단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중요하다. 27일(현지시간) 발간된 사이언스 최신호에는 240여종의 포유류의 유전자를 분석한 국제협력프로젝트 '주노미아'의 연구 결과를 담은 11편의 논문이 게재됐다.

주노미아는 세계 50여개 연구기관에서 15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영국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 에라스무스 다윈의 저서 ‘주노미아’의 이름을 딴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포유류 동물의 유전자를 분석해 개별 종의 고유한 유전적 특성을 규명하는 게 최종 목표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들에선 유전체 분석을 통해 포유류의 다양한 진화의 비밀을 해소했다. 매튜 크리스마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이 이끈 연구에선 인간이 가진 유전체 중 10%는 거의 모든 포유류에게서 오랫동안 보존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분석 대상이 된 포유류 중 약 98%에 해당하는 235종에서 4552개의 동일한 유전자가 발견됐다. 이 유전자들은 포유류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활동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배아발달과 관련한 유전자 인근에서 발견됐다.

캐서린 문 미국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 연구팀은 20세기 초 알래스카를 가로질러 디프테리아 치료제를 운반해 인근 마을을 전염병 발병으로 구한 썰매견 중 한 마리인 ‘발토’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국 클리블랜드 자연사박물관에 보존된 발토의 가죽에 남겨진 DNA를 추출해 이 개가 어떤 신체적 특성을 가졌는지 확인했다. DNA의 염기서열을 40번 이상 반복 해독해 부족한 정보를 채워나갔다. 분석 결과 발토는 썰매견으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시베리안 허스키나 알래스칸 맬러뮤트보다 근육 성장이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진대사와 산소 소비 속도도 현대의 썰매견보다 뛰어났다.

아이린 캐플로우 미국 카네기멜론대 교수 연구팀은 인간 머리둘레와 뇌 크기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규명했다. 인간 유전자의 특정한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인간만이 지닌 유전자 발현에 따른 뇌 부위 조직세포의 발달 양상을 살폈다. 분석 결과 소두증과 대두증에 관여하는 특정한 유전자가 확인됐다. 머리둘레가 기형적으로 형성되는 이 질병들은 뇌의 발달과도 연관된 것으로 알려져 다양한 뇌 관련 질환 치료의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윌리엄 머피 미국 텍사스A&M대 교수 연구팀은 기원전 6600만년 전 '백악기-팔레오기 생물대멸종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포유류 동물들이 다양한 종으로 갈라지고 번성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생대에서 신생대로 넘어가는 시기 종 발달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는 평가다.

커스틴 린드블라드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 연구팀은 동면을 취하는 포유류에게서만 발견되는 유전자 조절 요소를 발견했다. 곰과 같이 겨울잠을 자는 특정한 포유류에게서 오랫동안 잠에 들어도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조절 요소들은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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