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금리가 마이너스?… 인뱅 주담대・전세대출 두드려볼까 [내돈내산]

강유빈 2023. 4.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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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취급액 중 금리 3%대 비중 압도적
신청 절차도 간편... 조회는 2~3분이면 끝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2년 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아파트를 장만한 직장인 김모(36)씨는 우연히 접속한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광고를 발견했습니다. 연 3%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광고가 눈길을 확 끌었어요. 시중은행에서 연 2.7% 금리로 받았던 주담대 금리가 5.7%까지 치솟으면서 이자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진 차였거든요.

앉은자리에서 스마트폰을 톡톡 두드려 예상 금리를 확인해 본 김씨는 갈아타기로 결심했습니다. 웬만한 서류는 따로 낼 필요 없이 인증서로 대체됐고, 사흘 만에 현재 금리보다 2%포인트나 낮은 3.7%대 대출이 승인되는 ‘신세계’를 경험했다고 하는데요. “소위 ‘꺾기’라 부르는 타 상품 가입 권유 부담도 없고, 신속 깔끔했다”며 만족스럽다는 후기를 전했습니다.

요즘 결혼과 이사철을 맞아, 혹은 금리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기 위해 주담대나 전세자금대출 알아보는 분 많으시죠? 아무래도 ‘전통의 강호’인 시중은행을 가장 먼저 찾게 되겠지만, 김씨처럼 ‘신흥 강자’ 인터넷은행도 함께 비교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간편한 절차와 낮은 금리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거든요.


요즘 인뱅 주담대, 절반은 3%대 금리?

그래픽=송정근 기자

대출상품을 선택할 때 제일 중요하게 고려하는 건 역시 ‘금리’죠. 눈 뜨고 일어나면 오르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대출금리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인데요.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를 보면 연 3.76~5.86%로 최저 금리가 3%대로 내려왔어요. 변동금리는 연 4.09~5.81% 정도고요. 이날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혼합금리 연 3.544~6.173%, 변동금리 연 3.778~6.668%로 하단이 조금 더 낮았습니다. 케이뱅크는 각각 연 3.91~4.95%, 연 4.09~5.82%였어요.

소득과 신용 조건이 좋고, 갖가지 우대금리 조건을 만족한 극소수만 3%대를 적용받는 건 아니냐고요?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금리구간별 비중’을 살펴볼게요. 3월 카카오뱅크에서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55.9%는 연이자 ‘3.5~4%’ 미만 대출이었대요. 나머지 44.1%도 4%대 금리에서 모두 소화했죠. 케이뱅크도 비슷했습니다. 신규 취급액의 절반에 가까운 45.1%가 3%대 중·후반 금리에 집중됐어요. 시중은행 중에선 KB국민(2.1%), 신한(0.4%), 하나(0.3%)만 3%대 금리를 취급했는데, 비중이 훨씬 작았답니다.

이처럼 인터넷은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건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준거금리에 개별 은행이 붙이는 ‘가산금리’를 대폭 낮췄기 때문이에요. 심지어 마이너스로 적용하기도 해요. 원가보다 싼 가격에, 사실상 ‘떨이’로 대출을 해주는 셈이죠. 27일 기준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혼합금리와 전월세보증금 대출에, 케이뱅크는 전세대출에 각각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적용했다고 공시했어요.


1년 만에 대출시장 ‘메기’ 역할 톡톡

그래픽=송정근 기자

인터넷은행 주담대 역사는 짧습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모바일 주담대를 선보였고, 이제 겨우 1년을 넘었어요. 출시 땐 KB시세 기준 9억 원 이하 수도권 아파트 구매 자금으로 최대 6억3,000만 원까지만 대출했어요. 하지만 현재는 ①전국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해 ②만기 최소 15~45년(청년 기준)으로 ③최대 10억 원까지 취급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도상환수수료가 100% 면제된다는 점이 카카오뱅크 주담대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혀요. 4월 20일부터는 최저금리 연 3.57% 특별판매도 진행 중인데요,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 안착을 위해 여러모로 애쓰는 모습입니다.

금리 이점과 혜택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출액은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예요. 올해 1분기(1~3월) 카카오뱅크는 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주담대를 실행하며 지난해 동기(470억 원) 대비 30배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어요.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0.8%에서 8.6%까지 뛰었죠. 특히 대환대출 실적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굳건했던 5대 은행 체제를 뒤흔드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요. 실제 올해 3월 대환 약정금액은 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3배 넘게 늘었고, 갈아타기한고객의 80%가 다른 1금융권 고객이었다고 해요.

케이뱅크는 2020년 8월 국내 1금융권 최초로 100% 비대면 주담대인 아파트담보대출을 출시해 2조 원 이상을 거래했어요. 다만 초기엔 신규대출이 아닌 대환대출만 취급했고, 지난해 10월 신규 구입자금 대출을 출시하면서 △신규 구입자금 △갈아타기 △생활안정자금으로 구성된 주담대 상품 라인업을 완성할 수 있었어요. 케이뱅크 주담대는 ①전국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②10~40년 범위 내 5년 단위로 ③최대 10억 원까지 대출합니다. 지난달엔 인터넷은행 최초로 고정금리형 전세대출상품도 출시했어요. 추첨을 통해 이사비와 커피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참, 토스뱅크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앉아서 2~3분 만에 금리·한도 조회 ‘뚝딱’

27일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세자금대출 예상금리와 한도를 조회해봤다. 카카오뱅크 앱 캡처

비대면 완결성은 어느 수준인지, 금리는 정말 낮은지 직접 두 인터넷은행에서 대출금리와 한도를 확인해 봤습니다. 저도 6월 이사를 앞두고 있어 당장 대출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거든요. 다만 제 경우엔 주택구입 목적이 아닌 전세보증금 마련 용도라 전세대출상품으로 조회를 진행했습니다. 두 은행 모두 준비물은 자기 명의 계좌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끝이에요.

먼저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금 대출 탭에 들어가 상단에 뜬 ‘나의 한도 확인하기’를 눌렀습니다. 간단한 약관 동의를 거치니 AI 챗봇과 대화창이 떴어요. 카카오톡처럼요. 순식간에 휴대폰 본인확인이 끝나고, 챗봇의 안내에 따라 간단한 문답에 답했습니다. 상세한 집주소를 몰라도 괜찮아요. ‘ㅇㅇ동 ㅇㅇ아파트’라고만 입력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시세를 조회하거든요. 보증금과 잔금일, 연소득 등을 차례로 입력하자 ‘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예상한도 2억 원, 예상금리 연 3.635%’라는 결과가 떴습니다. 3분 만에요.

케이뱅크는 더 빨랐어요. 대화 형식은 아니고 간단한 양식에 카카오뱅크 챗봇이 물었던 것과 동일한 정보를 직접 입력하면 되는데, 단 2분 만에 조회 결과가 나왔답니다. 제가 받을 수 있는 변동금리, 고정금리, 청년대출의 예상 한도와 금리를 쭉 보여줬는데요. 케이뱅크에선 연 3.68% 고정금리가 가장 유리해 보였어요.

27일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전세자금대출 예상금리와 한도를 조회해봤다. 케이뱅크 앱 캡처

“혹시… ‘역마진 전략’ 아닌가요?”

저렴하니 좋긴 한데 이 은행들, 이렇게 영업해도 괜찮은 걸까요? 건전성엔 문제가 없을까요? 카카오뱅크 담보여신캠프 담당자에게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건가요?

“상담부터 실행까지 비대면 프로세스를 구축해 비용을 절감했고, 챗봇이 직접 대면으로 설명하는 것처럼 상담하기 때문에 따로 모집인 수수료나 중개사 제휴 수수료 등도 들지 않아요. 이렇게 아낀 비용을 금리 할인 혜택으로 돌려드리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무리한 역마진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던데요.

“아니에요. 역마진은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가 클 때 발생하는 것으로 가산금리와 무관합니다.”

-어떤 고객에게 추천하시나요?

“주담대 절차가 어렵게 느껴져 은행 영업점 방문을 고민하고 있거나,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담대 금리가 높아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권하고 싶어요. 전월세 대출도 마찬가지로 영업점 방문 없이 모바일을 통해 편리하게 대출을 실행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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