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 365] 말 못하는 아이, '선택적 함구증'과 한방치료는

이순용 2023. 4. 30.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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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말도 트이고, 한글도 알아서 척척 떼던 아이가 자라면서 언어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다닌 이후에 선생님들이 아이가 단체생활을 하면서 '물어봐도 말을 안 한다'고 피드백을 받게 되면, 그때서야 선택적 함구증 증상을 깨닫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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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일찍 말도 트이고, 한글도 알아서 척척 떼던 아이가 자라면서 언어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집에서는 재잘재잘 말도 잘하면서 밖에만 나가면 엄마 뒤에 숨거나, 말 한마디 안 하고 불안해하는 아이를 보게 되면 부모들은 걱정이 크게 앞선다.

이러한 언어적 문제는 ‘선택적 함구증’으로 말 그대로 본래 유창하고 정상적으로 말할 수 있는 아이가 특정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선택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이런 증상의 아이는 말귀도 잘 알아듣고 집에서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언어장애가 동반되지 않는 한 초기에 증상을 발견하기도
함소아한의원 함선희 원장
어렵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을 다닌 이후에 선생님들이 아이가 단체생활을 하면서 ‘물어봐도 말을 안 한다’고 피드백을 받게 되면, 그때서야 선택적 함구증 증상을 깨닫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의 아이들은 보통 어려서 부터 낯가림이 심하거나 단체생활을 처음 시작 후 적응에 시간이 걸리는 기질적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일시적인 적응장애가 아닐까 지켜보는 경우가 많으며, 어린이집이나 학교 생활 시작 후 1개월 정도 일시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경우를 선택적 함구증으로 보진 않는다. 그러나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아이가 말을 하고 싶은 데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표현하거나, 실제로 눈을 못 마주치거나 불안, 우울 등의 모습을 동반할 때는 선택적 함구증으로 봐야 한다.

선택적 함구증을 한의원에서 진료하고 한약으로 치료한다고 할 때 때로 일부 부모들은 치료를 의심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데, 필자가 처음으로 선택적 함구증 아이를 치료한 사례는 ‘억간산’이라는 처방이다. 억간산은 심한 흥분을 억제하고 가라앉히는 처방으로 아이들의 신경증, 히스테리, 심인성 두통, 야제, 틱 등 다양한 신경성 질환에 사용한다. 한방에서 억간산은 불안 장애 치료에 대표적인 처방이며, 아이들 치료에 활용한 결과 치료효과가 매우 좋은 편이었다. 선택적 함구증을 보이는 아이들 10명 중에 6-7명 정도는 초기 증상보다 호전되는 모습이었는데, 약을 처음 복약 후 한 달 간은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 보이거나 밖에서도 완전히 긴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정도로 경과를 보였다. 이후 2-3개월 사이에 처음엔 고갯짓만 하던 아이가 작게 라도 손을 든다던지 하는 표현을 하다가, 이후에 친구들이나 선생님 질문에 답변을 하는 모습으로 서서히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초기에 처방약의 반응이 빨리 오는 아이들은 1개월 만에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빠른 변화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가 대부분이라기 보다는 보통 약을 3-9개월 정도 복약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편이다. 아이 체질에 따라 억간산 이외에도 시호가용골모려탕, 계지가용골모려탕, 청심연자탕, 우황첨심환 등 다양한 처방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 부분은 담당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치료 처방이 필요하다.

선택적 함구증 한방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복약 하는 동안에 갑자기 아이가 확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반응을 보여줄 때가 많기 때문에 그만큼 단약을 했을 때도 갑자기 원래 증상으로 돌아가거나 특별한 문제없이 약효 그대로 지속되는 것이 장점으로 보인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문제는 그 어떤 것도 가볍거나 쉽게 느껴지는 게 없을 것이다. 아이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지나치게 걱정하지 마시고 한방치료도 안전하고 건강한 치료가 될 수 있으니 주치의인 한의사와 충분한 상담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란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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