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K콘텐츠에 3조3000억 투자…국내 제작사 및 OTT 반응은 [N초점]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글로벌 OTT 넷플릭스가 최근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계속 이어갈 것을 밝혔다. 그럼 이에 대한 국내 제작사 및 다른 OTT들의 반응은 어떨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첫 공식 일정에서 향후 4년간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 K 콘텐츠에 약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8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에는 인기작 '지금 우리 학교는' '소년심판' 등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영화를 약 25편 공개했다. 이어 올해부터 향후 4년 동안 투자액을 그대로 이어간다. 서랜도스 CEO는 "이렇게 결정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창작 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또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및 예능 '피지컬:100' 등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21년 9월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극본 및 연출 황동혁, 총 9부작) 넷플릭스 공식 기록 뿐만 아니라 전세계 시상식을 휩쓸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콘텐츠 공개 후 28일간 '오징어 게임'은 1억42000만 시청가구를 기록하며 '브리저튼' '종이의 집' 등 유명 시리즈를 제치고 넷플릭스 역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및 제74회 에미상에서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연출상을 비롯해 6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 및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30일 파트1, 올해 3월10일 파트2가 베일을 벗으며 총 16부작이 모두 공개된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연출 안길호)도 비영어권 TV 시리즈로 아시아 국가들에서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10'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파트2 공개 직후 3주 연속 비영어권 TV 부문 시청시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68개 국가/지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1위에 올랐다.
'피지컬:100'(연출 장호기/작가 강숙경, 조근애)은 지난 1월24일 공개 후 총 38개국 TV 부문 1위, 영국, 미국 등에서 2위에 올랐다. 글로벌 비영어 TV 부문에서는 총 4161만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 예능이 그간 공략하지 못했던 영미권에서 톱10에 진입해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넷플릭스 역대 비영어 TV 부문 톱 10 리스트에는 1위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4위에 '지금 우리 학교는', 5위에 '더 글로리', 7위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총 4편의 한국 드라마들이 올라와 있다.
한국 콘텐츠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사 강세를 보여오고 있는 와중에 나온 넷플릭스의 대규모 투자 지속 선언과 관련, 제작업계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제작 관계자는 "호재다"라며 "제작사 입장에서 보면 넷플릭스가 콘텐츠 유통 창구로서 역할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콘텐츠 판로가 유지되는 것이다"라며 "미국이나 일본 등 현지에 진출하는 글로벌 사업이 좀 더 다변화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라고 했다. 이어 "'K-콘텐츠'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창작자들 입장에서는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수 있어서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년 동안 3조3000억원이라면, 앞서 넷플릭스가 한국 작품에 투자해왔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른 제작 관계자는 "이 투자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말이니 그 전과 크게 달라 지는 게 없을 것"이라며 "한국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하고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라고 했다.
제작사에는 호재일 가능성이 많지만, 국내 방송사나 OTT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소식일 수 있다는 의견 역시 제기됐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큰 자본 투자가 제작 활성화 측면은 있겠지만 국내 방송사에 OTT에는 경쟁에서 뒤쳐질 걱정도 생기게 했을 것"이라며 "국내 방송사나 OTT는 그 색깔에 맞게 라인업을 구축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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