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베꼈잖아”…불닭볶음면 모방한 日 식품업체의 복수

닛신 볶음면(왼쪽)과 삼양식품 까르보불닭볶음면. [각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최근 일본 라면회사인 닛신식품이 국내 삼양의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거의 흡사한 신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자 일본의 한 매체가 "줄곧 한국 기업에 모방당해 온 일본 기업의 복수 차원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일본어판은 지난 26일 '일본이 한국을 표절했다!?…닛신 UFO 신제품이 한국의 불닭볶음면과 너무 닮았다며 한국 네티즌들 대소동'이라는 제목의 인터넷판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한국 라면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닛신식품의 신제품 '닛신 야키소바 UFO 진한 한국식 매콤달콤 카르보'가 한국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닮았다는 논란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 스마트폰, K팝 등 한국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가운데 한국 즉석 라면 제품도 먹거리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일본 라면의 원조가 삼양 볶음면을 베꼈다'는 등 보도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줄곧 모방당해 온 일본이 이번에는 한국을 모방했다"며 이제껏 한국이 일본 제품을 표절했다고 문제가 제기됐던 사례들을 나열했다.

기사에선 대표적인 사례로 농심의 '새우깡'과 일본 칼비의 '갓파에비센', 롯데의 '빼빼로'와 글리코의 '포키'를 비교해 언급했다. 새우깡은 1971년에 처음 나왔는데, 칼비가 갓파에비센을 출시한 것은 1964년이었다. 글리코가 포키를 시판한 것은 1966년이고, 빼빼로는 1983년 처음 나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오리온제과의 '초코송이'는 메이지의 '기노코의 산'을, 해태제과의 '칼로리 밸런스'는 오쓰카제약의 '칼로리 메이트'를, 남양유업의 '17차'는 아사히음료의 '16차'를 따라서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사는 또한 "한국의 즉석 라면도 일본의 도움으로 탄생한 것"이라며 "삼양식품 창업주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1960년대 초 즉석 라면 개발을 위해 닛신식품을 찾았다가 거절당하고 결국 메이세이식품의 지원으로 첫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매체는 또한 "과거 표절의 천국이 이제는 모방을 당하는 처지가 됐다"며 "닛신 볶음면 표절 논란은 아시아 소프트파워의 중심축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갔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한국 대학 교수의 분석을 인용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