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도로 위의 4톤짜리 자동차…‘아슬아슬’ 전기차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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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 확대로 차량의 평균 무게가 무거워지자 각종 교통 안전 문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차량의 무게를 지탱해야하는 도로와 주차타워 등이 노후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의 무게는 급속도로 늘면서, 자칫 탑승자나 보행자의 사망으로 이를 수 있는 교통·안전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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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기자동차(EV) 보급 확대로 차량의 평균 무게가 무거워지자 각종 교통 안전 문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차량의 무게를 지탱해야하는 도로와 주차타워 등이 노후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의 무게는 급속도로 늘면서, 자칫 탑승자나 보행자의 사망으로 이를 수 있는 교통·안전 사고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매체 악시오스는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차량의 무게가 증가하고 있으며, 전기차로 전환된 차량 중 일부는 중량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 대비 많게는 1톤 이상 늘어났다고 전했다. 기존의 엔진과 비교해 훨씬 무거운 배터리 중량이 차량 무게가 급증한 원인이다.
일례로 풀사이즈 픽업트럭 2023 GMC 허머의 무게는 약 4000㎏로, 배터리 무게만 1300㎏에 달한다. 또한 미 자동차 평가기관 켈리 블루북에 따르면 2023 GMC 시에라의 무게도 2700㎏나 나간다. 이미 미국에서는 승용차 대신 SUV를 선택하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전체 차량 평균 무게가 지난 30년간 약 1542㎏에서 1950㎏로 증가한 상황이다.
최근 무거워진 차량 무게에 세간의 우려가 높아진 계기는 이달 중순 뉴욕에서 발생한 주차장 건물사고였다. CNN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 뉴욕 맨해튼에서는 4층짜리 주차장 건물이 무너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뉴욕시 당국은 해당 건물이 최소 6건의 안전 규정 등을 위반한 전력이 있다며 구조적 문제로 인한 붕괴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붕괴 원인이 전기차 때문이라는 언급은 전혀 없었지만, 해당 사고는 노후화한 노로와 낡은 주차장들이 무거워진 차량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을 확산시키기에 충분했다. 붕괴된 주차장 역시 1920년대에 지어져 1957년에 주차장으로 개조된 100년이 넘은 건물이었다. 당시 사고를 보도한 NBC는 주차장 맨 위층에 주차된 차량의 무게가 과도했던 것이 붕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맨해튼 주차장 붕괴 불과 2주 전 영국에서는 주차협회에서 전기차 증가로 인해 주차장도 더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해야한다고 당국에 권고하기도 했다.
실제 차량무게 증가가 도로 위 사망 위험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지난 2011년 연구에 따르면 차량의 무게가 약 450kg 증가할 때마다 차량 충돌 시 사망 확률이 4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제니퍼 호멘디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의장은 한 연설에서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차량 무게 증가의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당시 그는 "전기차를 포함해 차량의 크기, 출력 및 성능 증가에 따라 모든 도로 사용자의 심각한 부상 및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에 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배터리나 차체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 사실상 ‘전기차 보급’과 ‘사망 위험률’의 연결고리를 끊을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제 관심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에 무게가 덜 나가면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 장착할 수 있을 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마이클 브룩스 자동차안전센터장 전무는 “배터리 설계와 차량 설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배터리 무게를 줄이는 것과 같이 현명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전기차 무게로 인해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고 말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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