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개그, 유튜브에서 만난다

권세림 인턴 2023. 4. 30.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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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식대학·빠더너스 등… '하이퍼 리얼리즘'
서준맘·엄지렐라·다나카…'부캐 열풍' 여전
TV개그의 한계 넘어 탄탄한 팬층 구축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05학번이즈히어' 콘텐츠는 신도시 부부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와 웃음을 유발한다.(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세림 리포터 = 개그콘서트·웃찾사·개그야(夜)

한 때 주말 밤마다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으로 모이게 했던 지상파 공개 개그 프로그램들이 2020년 6월 개그콘서트의 종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그 많던 개그맨들은 어디로 갔을까?

최근 개그 유튜브 채널들이 MZ세대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TV 개그 프로그램이 사라져 자리를 잃은 공채 개그맨들은 물론, 수많은 코미디언, 배우들이 모여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이제는 신인 코미디언 등용문 역할을 하는 곳도 유튜브가 됐다.

개그 유튜브 채널들은 과장된 슬랩스틱, 한정된 사람과 공간, 공중파 심 등 TV 개그가 가졌던 단점과 한계를 보완해 새로운 코미디 프로그램의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피식대학은 최근 개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각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정재형,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김민수, 이용주가 결성한 피식대학은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상황극 콘텐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05학번이즈히어, 한사랑산악회, B대면데이트 등의 상황극 콘텐츠는 신도시 남성들의 일상, 00년대 대학생들의 추억, 중년 남성들의 모습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이들은 공통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실제 있을 법한 인물과 상황 설정으로 공감과 재미를 형성하며 '서준맘'박세미, '최준'김해준 등 새로운 스타들을 발굴하기도 했다.

피식대학의 토크쇼 '피식쇼'는 방탄소년단 RM, 박재범, 이하늬 등 연예인 게스트를 초대해 진행한다. 연예인의 활동에 관련된 질문을 주로 이뤄지는 일반 토크쇼와는 달리, RM에게 2022년 소득세를 묻는 등 차별화된 황당한 질문들로 웃음을 자아낸다.

문상훈을 필두로 한 '빠더너스' 또한 대표적인 개그 유튜브 채널이다.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 콘텐츠로 이름을 알린 빠더너스는 '감성구닌 후니쓰 Vlog(브이로그)','감성복학생 후니쓰의 Vlog(브이로그)' 등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할 수 없는 하이퍼 리얼리즘 콘텐츠로 웃음을 주고 있다. 실제 누리꾼들은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콘텐츠에 대해 콘셉트가 아닌 진짜 강사인 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장기연애 '콘텐츠로 인기를 끈 '숏박스'는 김원훈, 엄지윤 등이 이끌어간다. 이들은 '찐남매', '장기연애' 등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네일샵, 젊은꼰대, 동창회 등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상황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스케치 코미디로 인기를 얻었다. 숏박스는 현재 2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이다.

유튜브 채널 '너덜트' 또한 하이퍼 리얼리즘을 표방한 스케치 코미디로 사랑받고 있다. 너덜트의 '당근이세요?' 영상은 아내를 대신해 당근마켓 거래를 하러 나온 남편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며 8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최근 '맑은 눈의 광인'으로 떠오른 배우 김아영 또한 너덜트에서 활약했다.

해당 채널들은 모두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을 설정해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하이퍼 리얼리즘' 콘텐츠로 MZ세대의 웃음을 유발한다.

방송인 박세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미'에 등장하는 '서준맘'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사진=안녕하세미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부캐(부캐릭터) 열풍'도 여전하다.

'서준맘' 박세미는 개인 유튜브 채널인 '안녕하세미'를 통해 피식대학 속 '서준엄마' 세계관을 더욱 탄탄히 만들어 가고 있다. '1인칭 서준이 시점 브이로그' 콘텐츠는 가상의 인물인 서준이의 시점으로 서준엄마의 일상을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을 활용한다.

해당 콘텐츠는 누구나 공감할 법한 엄마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웃음을 줌과 동시에 2030세대에게 유년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감동 또한 주고 있다. 유치원 등원 준비를 하는 서준이 시점으로 진행된 'Going to kindergarten(고잉 투 킨더가튼)'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숏박스의 엄지윤 또한 개인 유튜브 채널 '엄지렐라'에서 공주처럼 자란 부잣집 딸 '엄지렐라' 캐릭터를 선보인다. 일상생활 속 당연한 요소들을 처음 경험해 보는 엄지렐라의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나몰라 패밀리 핫쇼' 채널에서 등장한 일본인 방송인 '다나카' 캐릭터는 코미디언 김경욱이 연기하는 부캐다. 유튜브에서 큰 주목을 받아 방송, 콘서트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동을 넓히고 있다.

피식대학, 숏박스 등 각기 다른 개그 유튜브 채널의 개그맨들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메타 코미디 클럽' 채널도 사랑받고 있다. 방송사별로 프로그램이 나눠져 있던 과거 TV 개그와 달리, 인기 개그맨들의 협업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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