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가진 美국채 확 줄었는데…위안화 '제2 달러' 만들기 속도? [차이나는 중국]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만약 중국이 미국채를 한꺼번에 던져버리면 미국채 가격이 급락해서 미국 금융시장을 혼돈에 빠뜨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가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의 의도는 뭘까?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중요하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러시아를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축출했다.이후 중국과 러시아간 무역규모가 급증하고 양국간 위안화 무역결제가 증가했다.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원유 등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고 러시아는 다국적기업 철수로 내구재 등 공산품 공급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 폭스바겐 등 외국 자동차업체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 후 생긴 빈 자리도 중국 자동차 업체가 메웠다.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 규모는 2010년 6월 1조달러를 돌파한 이후 10년 넘게 1조달러선을 상회했으나 작년 4월 1조달러선을 깨뜨린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1월말 기준, 미국채 최대 보유국은 일본(1조1044억달러), 중국(8594억달러), 영국(6683억달러), 벨기에(3311억달러) 및 룩셈부르크(3182억달러) 순이다. 중국의 지난 1월말 외환보유액은 3조1845억달러로 이중 약 4분의 1을 미국채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보유한 미국채는 1732억달러 감소했다. 왜 중국은 미국채를 줄였을까? 사실 중국의 미국채 보유 규모 감소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시가평가액 감소 영향이 크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영국, 벨기에, 룩셈부르크가 신규 매수를 통해 미국채 규모를 늘린 것과 대조된다. 중국이 미국채 보유 규모를 당장 줄일 생각도 없지만 적극적으로 늘리려는 의지도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은 원유를 위안화로 결제하기 위해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미국의 우방인 사우디가 당장 달러로만 원유를 결제하는 '페트로 달러(Petrodollar)' 시스템을 폐기하진 못하겠지만 중국은 달러패권에 균열을 내기 위한 시도를 계속할 것이다.
지난 14일 중국을 방문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무역과 금융거래에서 달러대신 헤알화와 위안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실질적인 의미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지만 탈달러 정책 추진을 선언한 것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이후 위안화 거래 및 결제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규모도 1902억7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9.3% 급증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지난 2월 모스크바 외환거래소의 위안화 거래량은 1조4800억루블(약 24조2400억원)을 기록하며 달러(약 23조2600억원)를 제치고 사상 처음 월간 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2월 위안화 거래량은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러시아 외환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했으며 달러는 약 38%, 유로화는 21.2%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 외환 거래에서 달러 비중이 87.6%, 유로화는 11.9%를 차지한 반면, 위안화가 0.32%에 불과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특히 중국이 만든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을 통한 위안화 결제가 급증했다. 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러시아도 위안화 국제결제를 위해 CIPS를 사용해야 한다. CIPS를 이용한 위안화 국제결제 규모는 2016년 약 4조4000억위안(약 836조원)에서 2022년 96조7000억위안(약 1경8370조원)으로 불과 6년 만에 22배 급증했다. 지난해 날마다 3883억위안(약 73조7800억원)에 달하는 위안화가 국경을 넘나들었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당장 위안화가 달러패권을 무너뜨리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달러패권에 도전하기 위한 중국의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글로벌 지정학의 변화가 위안화 국제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볼 대목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엄마한테 2억 빌려요" 증여세 피하려 쓴 차용증…잘못했다간 - 머니투데이
- 故문빈 보낸 '절친' 승관 "컨디션 난조…스케줄 일부 불참" - 머니투데이
- 윤정수, 몰라보게 후덕해진 근황…"김수미 때문"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故서세원 마지막 길…서동주, 캄보디아 장례예배서 침통한 표정 - 머니투데이
- 그리, 父 김구라 자산 깜짝 언급 "10억 이상 있지 않냐" - 머니투데이
- 빽가, 연예인 전 여친 저격…"골초에 가식적, 정말 끝이 없다" - 머니투데이
- "인간은 불필요…죽어줘" 구글 AI '제미니' 소름돋는 답변,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가방순이에 전한 축의금 30만원 '증발'…"봉투 없다" 안믿는 절친 - 머니투데이
- 소아청소년병원 입원 90%가 '이 질환'…"중복감염 막아야"
- '양육권 소송' 율희, '업소 폭로' 최민환 흔적 지웠다…영상 삭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