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과 영업사원 오간 尹대통령…59억 달러 투자 유치 성과
넷플릭스 투자 이끌어내고 머스크 만나 韓 투자 재차 요청
(보스턴=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박7일 미국 방문 중 때로는 '국빈' 예우 속 치열하게 외교 무대를 누볐고, 한편으론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경제 부문 성과를 위해 바쁘게 뛰었다.
윤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가 담긴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고, 이외 여러 경제 일정도 숨 가쁘게 소화하며 성과를 올렸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국빈'으로 초청된 것이기에 더 관심이 많았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이루어진 초청이자,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국빈'으로 미국을 찾는 두 번째 외국 정상이 됐다.
윤 대통령에게는 최고의 예우가 제공됐다. 26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실시된 공식 환영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윤 대통령을 환영했고, 의장대 사열 및 예포 21발 발사 등이 진행됐다. 같은 날 진행된 국빈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직접 불러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지는 않지만 공동 기획(joint planning), 공동 실행(joint execution) 능력을 끌어올렸고, 북한이 우리나라에 핵 공격을 단행할 시, 미국이 핵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담겼다. 양국은 워싱턴 선언을 추진해 나갈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설립하기로 했고, 핵잠수함을 비롯한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도 더 강화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도 27일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 중 역대 7번째로 미 의회 연설을 실시, 44분간 영어로 연설해 한미 동맹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며, 국제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펜타곤)을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전략적 감시체계를 보고 받았다. 외국 대통령 최초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를 찾기도 했다. DARPA는 국가안보 목적의 혁신 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해 GPS, 스텔스, 음성인식,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을 개발해 미국의 첨단기술 혁신을 이끌어왔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1호 영업사원'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도착 직후인 24일 테드 서랜도스 최고경영자(CEO) 등 넷플릭스 경영진을 접견, 한국에 4년간 25억 달러(약 3.3조억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또한 25일 투자신고식에서는 첨단기술 분야의 미국 6개 기업이 19억 달러(약 2.5조원) 투자를 결정했고, 코닝도 15억 달러(약 2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 총 59억 달러(약 7.9조원)의 투자 유치를 끌어낸 것이다.
윤 대통령은 27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재차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투자를 결정하면 입지, 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머스크는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국 중 하나"라며 한국 방문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칩스법) 등 우리 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 해법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한국 기업의 부담과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방안에 대해 명확히 합의했고, 명확한 지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IRA와 반도체과학법에 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기울여 온 최근의 노력을 평가했다"며 양 정상은 동 법이 기업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윤 대통령은 미국영화협회 회장단과 협회 회원인 6개의 글로벌 영상 콘텐츠 기업(넷플릭스·파라마운트·소니 픽처스·워너브러더스·NBC 유니버설·디즈니) 등과 함께 '글로벌 영상콘텐츠 리더십 포럼'에서 콘텐츠산업에서의 교류·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에서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하버드 등 명문대를 방문해 첨단 기술에 대한 세계적 흐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MIT에서는 석학들과 함께 디지털 바이오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청취했고, 하버드대에서는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이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또 윤 대통령은 보스턴에서 열린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에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연구소, 대학, 서비스 기업, 기타 지원 기관 등이 보스턴 클러스터에서 어떻게 협업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 등에 대한 경험을 경청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번 미국 방문의 경제분야 성과에 대해 "첨단기술동맹 강화"라며 "키워드는 첨단산업의 공급망 동맹, 첨단과학기술 동맹의 강화, 첨단 분야 중심으로 한 세일즈"라고 밝혔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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