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소송자료 DB화…"원본 보존은 숙제"

변재훈 기자 2023. 4.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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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동원 문제 공론화와 소송 투쟁에 평생 헌신한 고(故)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이 남긴 기록물이 디지털 자료 변환 작업이 끝났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고 이 회장의 자료는 강제동원 피해 회복과 대일 소송 투쟁 과정에서 생산된 원본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다. 그 자체를 온전히 보존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는 후대에 남겨진 숙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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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故 이금주 회장 대일 강제동원 소송 자료 전자기록화
국가기록원 분류·변환·목록 작업 거쳐 DB열람도 가능
연구 활기 기대…"원본 보존·활용하려면 역사관 건립"

[광주=뉴시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국가기록원이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이 남긴 기록물 700여 점을 디지털 전산 정보로 변환, 데이터베이스(DB)화 하는 작업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이 시민모임 사무실에 보관 중인 기록물을 분류, 검토하는 모습. (사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2022.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일제 강제동원 문제 공론화와 소송 투쟁에 평생 헌신한 고(故)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이 남긴 기록물이 디지털 자료 변환 작업이 끝났다.

대일 소송 투쟁사를 재조명하는 관련 학술 연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지만, 원본 보관용 수장고 시설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30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은 올해 초 고 이 회장의 기록물을 디지털 전자 기록으로 변환,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고 이 회장은 결혼 2년 만인 1943년 11월 일본 해군 군무원으로 남태평양에 징용된 남편을 잃었다. 이후 1988년부터 30여년간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를 결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이 원고로 참여한 대일 소송을 주도했다.

일본 외무성에 한일회담 문서공개 소송에 참여했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일제 피해 진상규명 피해자 조사에 앞장섰다.

고 이 회장은 2012년 5월 손수 작성하거나 모은 관련 자료 1000여 점을 시민모임에 맡겼다. 시민모임은 한때 5·18기념재단 수장고에 위탁 보관했다가, 지난 2018년 4월부터는 자체 보관해왔다.

고 이 회장이 2021년 12월 향년 102세 일기로 별세하자, 국가기록원은 해당 자료의 기증·이관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역사적 의의와 사료로서 가치가 있는 만큼, 민간 소장 기록물로서 체계적으로 정리·보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7월부터 시민모임 측이 보관 중이던 고 이 회장의 기록물을 분류, 모든 기록물을 전자기록으로 바꾸고 목록화했다.

보존 가치가 인정된 대일 소송 자료, 이 회장 수기 기록물, 영상 기록물(비디오테이프), 사진 앨범 등을 통틀어 종이 상자 30개 분량에 이른다.

국가기록원은 해당 자료를 이미지·영상 파일 형태로 바꾼 뒤 관리번호를 부여, 성남 나라기록관 서고에 보관했다. 기록물 공개 대상으로서 현장 열람 등을 통해 학술 연구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

이 같은 작업을 6개월여 만에 마친 국가기록원은 지난 2월 말 원본 자료를 시민모임 측으로 다시 넘겨졌다.

시민모임 측은 이미 훼손됐거나 향후 손상 우려가 큰 서류 등을 중심으로 이달 초 새로 마련한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다.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금주(99)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오는 10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고 9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일제 강제동원으로 남편을 여읜 뒤 일본 정부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며 평생을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사진=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2019.12.09. photo@newsis.com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보다 전문적인 자료 관리·보관과 다각적 자료 활용을 위한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시민모임은 보고 있다.

지역 내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 회복과 대일 소송투쟁 자료 보존·역사 교육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역사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광주시와 시민모임·학계·전문가 등은 이달 4일 일제 강제동원 대일항쟁 정신계승을 위한 협의회(TF)를 꾸려 역사관 건립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 진전은 없지만 일단 첫 발을 뗐다는 평가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고 이 회장의 자료는 강제동원 피해 회복과 대일 소송 투쟁 과정에서 생산된 원본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다. 그 자체를 온전히 보존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는 후대에 남겨진 숙제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장고 등 전용 보관 시설이 없으면 연구·교육은 물론이고 향후 소송 과정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역사관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광주=뉴시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국가기록원이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이 남긴 기록물 700여 점을 디지털 전산 정보로 변환, 데이터베이스(DB)화 하는 작업에 나선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시민모임 사무실에 보관 중인 고 이 회장의 기록물을 분류한 모습. (사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2022.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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