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더 잘 팔리는 복권?…판매 급증 '비밀' 따로 있었다[세쓸통]
기사내용 요약
올해 복권 판매액 7조2918억원 전망
'신상품' 출시 때마다 복권 매출 급증
IMF 외환위기 시절 오히려 12% 감소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60대 가장 A씨는 매주 월요일 퇴근길이면 어김없이 복권 판매점에 들립니다. 5000원어치 복권을 구매해 지갑 속에 넣어두면 일주일간 1등 당첨의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매주 복권을 구매하게 된다"며 "일도 힘들고 나라 경기도 안 좋은 시기에 '인생 역전'의 기회가 혹시 나에게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복권 판매액이 해마다 늘어 매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출이 둔화하고 세수마저 감소하는 등 국내 경제는 어려운 시기 한복판에 놓였지만, 복권 판매는 '불황'을 모르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복권 판매량도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복권 판매액 전망치는 7조2918억원입니다. 올해보다 5489억원(8.1%)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거라는 관측입니다. 상품별로는 온라인복권(로또) 5조9720억원, 인쇄복권 8393억원, 결합복권(연금복권 720+) 3189억원, 전자복권 1617억원 순입니다.
복권 판매액은 지난 40년간 상승 추세를 보였습니다. 1983년 50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1990년 1070억원으로 1000억원대를 넘어섰습니다. 이어 2002년 9796억원에서 2003년 4조2342억원으로 판매액이 껑충 뛰었습니다.
2004년 3조4595억원, 2005년 2조8438억원, 2007년 2조3809원으로 하락했지만, 2011년(3조805억원) 다시 3조원대 판매액을 보였습니다. 이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5조4152억원)에는 5조원을 넘겼으며 지난해에는 6조4292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월평균 복권 지출 금액도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월평균 복권 지출 금액은 703원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했습니다. 2021년에는 693원으로 전년보다 17.6% 늘었습니다.
이 금액은 복권을 사지 않는 가구를 포함한 전체 표본 가구의 복권 구매 금액의 평균을 구한 값입니다. 즉 복권을 사지 않는 대부분의 가구를 제외하면 복권을 사는 가구는 큰 금액을 지출한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복권에 지출하는 금액 증가율은 저소득층일수록 가팔랐습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가 지난해 복권에 지출한 금액은 471원으로 전년보다 27.4% 증가했지만, 소득 상위 20%인 5분위(636원)의 지출은 7.0%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누구에게는 '일확천금'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복권이 '불황에 더 잘 팔린다'는 속설도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 30년간 복권 매출 추이를 분석해 보니 이러한 속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복권 매출이 30% 이상 급등한 시기를 보면 예외 없이 '신상품'이 출시됐기 때문입니다.
복권 매출이 감소한 경우에도 발행규제 또는 '복권 피로'(lottery fatigue) 현상 등 복권 자체 특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복권 피로는 복권 발행 초기 새로운 게임 방식으로 매출이 증가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흥미를 잃어 판매가 부진해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국내 복권 매출액은 1983년 올림픽복권 출시 이후 154.0% 급증했고 1990년 9월 엑스포복권과 체육복권 출시로 1991년 복권 매출액은 71.5% 증가했습니다. 1993년과 1994년 기술복권과 복지복권 출시로 각각 매출액은 35.3%, 44.0% 늘었습니다. 매출액이 30.6% 증가한 1999년에는 밀레니엄복권이 탄생했으며 2001년에는 전자복권, 플러스복권, 엔젤복권 등이 잇따라 나오면서 매출이 41.9% 증가했습니다.
특히 2002년 12월 로또복권 출시 영향으로 2003년에는 332.0%라는 기록적인 복권 매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연금복권과 연금복권 720+가 새로 출시된 2011년과 2020년에도 복권 매출이 각각 22.0%, 13.0% 늘었습니다.
반면 새로운 복권이 출시된 다음 해에는 판매량 증가가 둔화했습니다. 예를 들어 로또 복권 열풍이 지나간 2004년에는 매출액이 전년보다 18.3% 줄었습니다. 연금복권이 출시된 다음 해인 2012년에도 매출 증가율은 3.4%에 머물렀습니다.
경기 불황일 때 복권이 더 잘 팔린다는 상관관계도 찾기 힘듭니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복권 매출은 12.4% 감소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복권 매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당첨금 이월 효과를 제거하면 오히려 2.36% 줄었습니다.
누구나 당첨을 꿈꾸는 복권인 만큼 조작 논란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4일 1057회 로또 추첨 결과 5개 번호와 보너스 번호를 맞춘 2등이 664건이 나오면서입니다. 이 중 103건이 서울 동대문구 왕산로 소재 J슈퍼로 동일한 판매점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온라인복권 추첨은 생방송(토요일 20:30~40)으로 전국에 중계되며, 방송 전에 경찰관 및 일반인 참관하에 추첨 기계의 정상 작동 여부, 추첨 볼의 무게 및 크기 등을 사전 점검하고 있어 조작의 가능성이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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