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SG發 매물 폭탄' 사태…금융당국 "모든 역량 동원해 처리할 것"
소시에테제네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량 총동원 처리 약속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권한일·이중삼·정소양·박경현·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어느덧 4월이 저물고 가정의 달 5월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정의 달을 앞두고 설렘 가득한 국내외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지난주 경제계는 설렘보다는 어두운 소식들이 한 주를 가득 메웠습니다.금융권에서는 프랑스계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지난 24일부터 대성홀딩스,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은 SG증권을 통해 매물이 쏟아져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8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해 4월 이후부터 이달 초까지 급등했다가 폭락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통정거래'로 일부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주가 폭락에 대해 금융당국의 모든 역량과 검찰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처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노사가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끈 한 주였습니다. 2021년과 2022년 잇따라 발생한 2건의 대형 붕괴 사고 관련 수습에 노사가 역량을 쏟았지만 정작 내부 결속 다지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다음 달 있을 중앙노동위의 최종 조정마저 불발된다면 노조원 총파업 등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IT업계에서는 지난 27일 있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실적발표가 가장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LG전자가 14년 3개월 만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추월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을 가른 것은 주력 사업의 업황 때문이었습니다. 먼저 금융권 소식부터 들어보겠습니다.
◆ SG발 폭락 8개 종목, 주가조작 의심되는 이유 3가지
-이번 주 금융투자업계를 뒤흔든 것은 단연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입니다. SG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지난 24일입니다. SG증권을 통해서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셋방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의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폭락장이 펼쳐졌습니다.
해당 8개 종목의 주가는 지난해 4월부터 강세를 펼치며 이달 초까지 1년여 간 급등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일부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정거래는 불법인가요?
-증권거래법상 명백한 불법입니다. 더욱이 이번 사태로 수백 명의 투자자가 최소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조작을 의심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우선 8개 종목 모두 장기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상승 폭을 꾸준히 높였다가 24일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겁니다. 삼천리와 서울가스의 경우, 주가가 지난 2020년 3월 이래로 각각 750%, 860%가량 뛰었습니다.
8개 종목 모두 유통 주식 수가 적어 주가 조작이 수월하다는 것도 주가 조작을 점치게 하는 대목입니다. 대주주의 지분이 크고 유통 주식 수가 적으면 소규모 매매만으로도 주가가 출렁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번 사태에서 주가 폭락을 겪은 8개 종목들의 평균 유동주식 비율은 40.55%로 집계됐습니다. 전체 상장사(유가증권 801개·코스닥 1632개)의 유동비율(57.44%)과 비교해보면 15%포인트 넘게 차이가 납니다. 다올투자증권만이 유통주식 비중이 62.58% 수준입니다.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가 가능하다는 공통점도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사태가 발생하기 전 코스피 전체 종목의 5일(17∼21일) 평균 신용융자 공여율(주식 총거래량에 대한 신용 거래량의 비율)은 7.44%, 신용융자 잔고율(전체 상장 주식에 대한 신용거래 매수량의 비율)은 0.98%로 집계됐는데, 이번에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평균 30% 수준의 신용융자 공여율과 10% 수준의 잔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증권가가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쏟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검찰과 금융당국의 조사는 얼마나 진행됐나요?
-서울남부지검은 이들 종목에 대해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당 10명에 대해 지난 24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가수 임창정도 이들 주가조작 세력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고요.
-이번 사건이 주가조작으로 확정 결론 나려나요. 그렇다면 지난 2019년 1조6000억원 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건' 이후 가장 주목받는 증권 범죄가 될 텐데요.
-글쎄요.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놓고 보면 혐의점 증명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 과거 주가조작 사건을 보면 수백억 원을 벌었어도 처벌을 피한 사례가 있습니다. '황우석 테마주'로 주가를 조작한 홈캐스트 사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죠. 당시 주가 조작범들에게 홈캐스트 인수 자금을 빌려주고 주식을 매입한 원 모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원 모 회장은 약 100억 원을 투자해 500억 원을 벌었음에도 주가 부양재료를 알지 못했으며 부정한 이득을 취할 의도도 없었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법원이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주가 급등 시기에 주식을 팔지 않고 장기간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쳤고요.
-금융·수사기관이 투자자들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금번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예의주시해야겠네요.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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