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관중 난입 제압' 최철순 "심판한테 항의해서 제지했을 뿐"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전주)] 최철순은 심판진에게 거칠게 항의하려고 경기장에 난입한 팬과 사소한 충돌이 있었다.

전북은 29일 오후 4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10라운드에서 0-1로 패배했다. 승 점을 가져오지 못한 전북은 10경기 만에 6패를 달성하면서 위기 극복에 실패했다.

이번 경기는 경기 막판에 여러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시작은 양현준의 득점부터였다. 후반 경기 종료 직전 양현준은 김건웅과의 경합으로 볼을 가져온 후에 극장골을 터트렸다. 전북 선수들은 양현준이 김건웅과 경합하면서 반칙을 범했다고 강하게 심판진에 항의했다. 흥분한 홍정호와 김문환은 각각 주심과 부심에게 격하게 항의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지만 논란의 상황은 또 있었다. 전북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양현준의 득점 장면에 대해서 심판진에게 다가가 따졌다. 전북 선수들의 분노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전북 최고참인 최철순은 후배들을 다독이면서 상황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한 전북 팬이 경기장에 난입해 심판진을 향해 달려왔다. 팬은 심판진에게 격한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이를 본 최철순이 팬을 말리고자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팬은 최철순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흥분을 참지 못했다. 관중 난입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고, 난입한 관중의 행동이 너무 격했기 때문에 최철순도 몸으로 최대한 막았다.

멀리서 보기에는 관중과 최철순이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전북 관계자들이 상황을 목격하자마자 팬에게 달려가 최철순을 도와 난입한 관중을 다시 관중석으로 돌려보내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경기 후 만난 최철순은 "경기장에 난입하셔서 심판진에게 항의해서 제지하는 상황이었다. 운동장에 있는 저희도 기분이 좋지 않을텐데 팬들도 기분이 안 좋지 않으실 것이다. 하지만 (경기장에) 들어오셔서 이야기를 하셔서 더 이상 그만해주셨으면 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셨다면 사과 말씀드리고 싶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철순이 직접 나서서 관중을 말린 건 프로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솔직히 저희도 화가 난다.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운동장에서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선수들을) 말리려고 해봤다. 상황은 이미 벌어졌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철순은 팀의 최고참으로서 선수들에게 한 마디를 전했다. 그는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다. 무너지더라도 끈적한 팀, 어디 가서 고춧가루 뿌릴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다른 팀들이) 전주성을 쉽게 보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만약에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전주성이 정말 쉽지 않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